'어...?'
그 순간
하늘에 있던 달빛마저 가린 내 위에 보인 펄럭이는 검은색의 연미복.
펄럭이는 소리와 귓가에 스치는 바람소리에 눈을 감았다.
"....에.......?"
그리고 허공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된 순간,
나는 감았던 눈을 살며시 떠보았다.
그리고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세바스찬 미카엘리스.
그자가 싱긋 미소짓는 얼굴이었다.
"어디 다친신데는, 없으신지요." -세바스찬
눈을 떠보니, 나는 어느새 그 집사에게
안긴채로 허공이 아닌 땅위에 있었다.
어떻게.....? 여기는 2층 높이인데....?
설마 저기서 뛰어내려서 나를 받아준건가?
말도 안돼. 만약 그랬더라도 다리에 무리가 가서....
그런데도 나까지 안아들고서 잘 서있잖아.
"자, 조심히 내려오세요." -세바스찬
그는 날 조심히 내려주었다. 나는 아까 자작에게 맞아
쓰러졌을 때 발목이 삔 건지, 아니면 떨어질 때 난간에 박아서
금이 간건지 통증이 느껴졌다.
"으앗....!"
내가 중심을 잡지 못하자 그는 한 팔로 재빨리
내 허리를 감싸안아 날 받쳐주었다.
"이런, 또 다치신겁니까?" -세바스찬
나는 왠지 모르게 얼굴이 뜨거웠지만
고개를 반대쪽으로 돌리고 딱딱하게 말했다.
그나저나 또라 그랬어. 이거 은근 비하하는 거 아냐?
"따...딱히 아픈 건 아니거든요.
애초에 댁이 저 혼자 고군분투 하는 걸 구경만 하느라 그런거잖아요."
그는 쿡...하고 짧게 웃음지으며 그대로 다시 나를
공주님안기로 안아들었다. 아...아니 그냥 부축만 해주면 되는데
난데없이 이 인간이 왜 이러는......
"으...으앗! 갑자기 왜 그러세요!"
잠시 뒤, 계단으로 내려온 시엘 팬텀하이브 백작이 입을 열었다.
내가 의아한 표정으로 보자, 피식 웃는 그다. 뭐지.
"세바스찬. 그대로 저택까지 간다." -시엘
"에? 저..저기 잠깐......"
"알겠습니다, 도련님." -세바스찬
"에에에에엑?!"
그는 그대로 날 안은채로 마차가 있는 곳으로 향했고,
시엘 팬텀하이브 백작은 우리를 앞질러서 먼저 마차에 탔다.
덜컥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고, 나는 가운데에 앉게되어
빠져나갈 수가 없었다.
세 명이 모두 마차에 탑승한 뒤, 마차는 출발했다.
마차가 덜컹거리는 소리가, 내 심장소리 같다.
........최악이다. 정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