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억..........!"
어둡던 시야가 순식간에 벍아져오고, 숨을 들이켰다.
밖에서 들리는 건 새소리. 창문의 커튼 사이로 들어오는 것은 햇빛.
푸르른 하늘과, 깨끗한 방 안.
'여긴.........'
팬텀하이브가의 저택에 있는 내 방인 듯 하다.
그럼 설마 이 때까지의 일도 꿈......
"큿.........!"
이 아니구나. 아니구나 아니었어.
간신히 몸을 일으키니 상처에 붕대를 감고서 침대에 누워있었다.
옷은 언제 하얀색 원피스로 갈아입은거지.... 메이린이 피 철철흘리는
나 보고 기절이나 안 했으려나 몰라.
"하아......숨쉬기도 힘드네......"
아.......그런데 나 진짜 살아있는거 맞니.
옆구리가 꽤 깊이 파였던 것 같은데.
그것도 총에 맞았단 말이지. 난생 처음....아. 기억 상실이니까
어쩌면 처음이 아닐지도.
그나저나, 도련님은 무사하시겠지.......
그래. 마지막에 세바스찬의 목소리를 들었으니까.
그럼 분명히 그럴거야.
"윽............."
나는 침대에서 내려오려고 천천히 몸을 움직였다.
그나저나 나 맷집하난 좋은가봐? 이 정도면 금방 나은거지, 뭐.
대체 얼마나 자고 있었는지 감도 잡히지 않는다.
"급한대로 이거라도......"
나는 옆에 있던 내 칼에 칼집을 채운 채로 지팡이처럼 짚어 일어났다.
아침 8시........지금쯤 다들 아래층의 식당에 있겠지.
그럼 나도 가볼까.
"아.....옆구리땡겨......"
그나저나...... 그 때 봤던 그 빛은 뭐였을까.
분명 도련님의 눈쪽에서 난 빛을 보고 무언가를 떠올렸는데......
두통과 함께 하얀 빛이 일순간 번쩍였었다.
도련님의 눈에서 난다는게 말이 안되지.
블라인드 커텐 사이로 들어온 달빛이었을거야.
"헉....헉.....겨우 다왔다....."
이건 뭐 거리도 얼마 안되는데 천릿길을 걸어온 기분이네......
그래도 내가 벌써 일어나서 식당에 온 걸 보면 다들 놀라겠지?
자아, 그럼 어디 모두를 놀래켜주러 가보실까?
나는 문 손잡이를 잡았다.
"덜컥....?"
어래? 이거 왜 안쪽으로 열려? 난 분명 밀려고 하긴 했지만
아직 힘도 제대로 안 줬는........
"(-)?" -세바스찬
"세바......."
세바스찬이 안에서 연 모양이다. 어어어어어- 넘어진.....
"대체 이런 일이 몇 번째인 건지....죄송합니다." -세바스찬
그는 그대로 내 상처가 있는 옆구리는 피하여 날 한 팔로 안아받혔다.
아슬아슬한 거리. 그리고 어제의 일이 생각나서....
"저...저기 우선 떨어지는게...."
어어어어얼굴이 가가가가깝......!
가뜩이나 의식하고 있는데다가
그 때 내가 화낸 뒤로 처음 얘기하는 거란 말야!!
"큭...........!"
흥분하니까 상처가.... 아으....나 죽어........ 붕대 갈아야겠다......
하긴. 살아난 것 만으로도 감사해야겠지.
"이런, 괜찮으십니까? 그나저나 이렇게 빨리 움직여도......" -세바스찬
나는 상처를 움켜진 채 세바스찬의 손을 쳐내었다.
".........아요. 괜찮아요. 난 괜찮으니까.....!!"
더 이상 가까운 채로 있다간 또 나도 모르게 얼굴이 빨개질 것만 같아
나는 아픈 걸 감수하고 그의 손을 뿌리쳤다.
그래. 당신도 나 때문에 짜증나겠지.
하지만 똑같아. 당신의 동정과
나의 왠지 모를 이 마음. 그런데.......
"하지만 보통 몇 일은 있어야 움직일 수 있을텐데......." -세바스찬
"그 때 말했잖아요. 난........절대 약하지 않아요."
......왜 서로를 못 잡아먹어서
안달인 건지 모르겠어. 아니.....
괜히 그렇게 생각하는 건 나 뿐일지도 모르지만.
난 그대로 그를 뿌리치고 식당으로 들어갔다.
도대체 저 사람은 속을 모르겠다.
대체 무슨 이유로 나한테 신경쓰는거냐구.
'설마 어장관리냐!'
하긴 저 얼굴이 흔한 건 아니지.
그건 나도 인정하니까. 흐...흥! 딱히 난 걸려든게 아냐.
그렇게 식당으로 들어가자, 나를 보고선 전부 굳더니 이내
3명이 이쪽으로 달려왔다.
........지각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