名前:흑집사(黑執事)

그들과의 티타임3번 째

Yes, my lady

"......흠."

역시 아무도 없구나.
그가 없을만한 시간을 노려 안으로 들어왔다.
오늘은 절대 넘어가지 않겠어.
물론 온다는 약속은 잡고 왔지.
하지만 그건 30분 뒤. 그러니 그는 아마 미리 오겠지.

"어떻게 하는 거였더라...."

우선 감추던 모습을 원래대로 돌렸다.
확실히 숨이 확 트이는 기분이다.
갑갑한 옷을 입고 있다가 편안한 옷으로 입은 기분이랄까.
날개가 펄럭이자 먼지가 조금 일었다.
평소에 청소는 하는건지 나 원....

"거울.... 거울....."

나는 거울을 찾았다. 거울에 모습이 비치지 않는다.
확실히 모습이 보이지 않게 된 것 같다.
근데 이거 사신에게는 안 통했었나?
하도 오랜만에 쓰니 기억이 나질 않는다.

'왔다.'

혹시 모르니 문 뒤쪽으로 숨었다.
역시나. 얼마 되지 않아 그가 들어왔다.
그는 손에 차로 추정되는 것을 가지고 있었다.
새로운 찻잎인가? 내가 저번 차가 마음에 안들었다는 걸
알아차려버린 듯 싶다.
티를 내지 않으려 노력은 했는데.

"앞으로 10분 후면 오려나?" -언더테이커

미안하지만 이미 와있답니다.
그렇게 소리 내지 않고 조심 조심 다가가 등을 툭 치는 그 순간,

"히익!" -언더테이커

짧게 비명을 지르며 놀라는 그의 행동에 풉하고 짧게 웃었다.
하지만 그 웃음도 잠시. 이내 놀라서 허둥거리다 그가 뒤으ㅔ
있던 나를 붙잡았고 그 탓에 모습이 드러났다. 무어라 말하기도 전에
허둥대는 그의 탓에 둘 다 넘어져버렸고, 내 위에 올라탄 그와
일순간 일어나는 바닥의 먼지 때문에 연신 기침을 하였다.

"내려.... 와, 요!!"

"뭐야, 놀랬잖아." -언더테이커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이 꼴사나웠다.
내 위에 올라탄 채 시무룩한 그 눈으로 지그시 바라보는 그.
어딘가 모를 장난기가 서린 그의 눈에 얼굴이 붉어졌고
결국 되리어 당한 기분에 나는 그대로 뛰쳐나가버렸다.

.....망했잖아.
-뒤에서 놀래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