名前:흑집사(黑執事)

그들과의 티타임3번 째

Yes, my lady

"그래서,그래서, 그 때 시엘이~" -엘리자베스

"하하........."

아까 했던 생각 전부 취소. 누...누가 나 좀 구해줘...
2시간 동안 이 아가씨 수다떠는거 받아주면서
하도 웃어서 안면근육 경련 날 것 같아....

"아가씨, 그 보다 배고프지 않으세요?
애프터눈 티타임이 다 된 것 같은데....."

"아, 그러네. 그럼 시엘이랑 먹고 올 동안 기다려~" -엘리자베스

덜컥하는 문 닫히는 소리. 아가씨는 그대로 나가버렸다.
살았다...... 이제야 갔네. 벌써 3시가 넘었다...

"하아.....차라리 일을 하는게 덜 피곤하겠어."

나는 관자놀이를 손가락으로 꾹꾹 누르며 잠시 내 방으로 가서
내 칼을 가져와 닦았다. 도련님이랑 세바스찬이 준
소중한 물건이니만큼 관리도 잘 해야지.
그나저나......내가 지금 뭐하는거지?
갑자기, 그리고 막연하게 생각된다. 내가 지금 뭐 하는걸까.
과연 이렇게 눈 앞에 보이는 현실에만 안주해도 되는 걸까.
언더테이커의 말처럼...... 이러고 있는게 잘못된 걸까?

"..........나 자신이 누군지도 모르는데.
잘못된 건지 아닌지 내가 어떻게 알아."

그렇게 멍때리고서 검을 닦는 나다. 반질반질 광나겠네, 광나겠어.
멍때리고 계속 문질렀더니 제법 괜찮다.
레이피어에 가까운 검. 그런데 나는 왜 이 검이 불편하지.
내 검이 아닌 것 처럼......

"(-)~ 나 왔어~" -엘리자베스

벌써 온거야?!

"아가씨. 벌써 오셨네요?"

나는 후다닥 검을 검지.에 넣고 내 등 뒤로 놔두었다.

"헤에~ 뒤에 숨긴거뭐야?" -엘리자베스

"벼...별거 아녜요."

"치사해~ 보여줘!" -엘리자베스

그러더니 아가씨는 날렵하게 내 뒤에 있던
검을 뺏고는 들고서 도망쳐버렸다. 아.....앙대....그건 내 소중한.....

"아가씨, 돌려주세요......!"

"헤헤, 잡으면 돌려주지~" -엘리자베스

뭐야...... 작은데 달리기는 왜 이렇게 빠른거야....
나는 필사적으로 아가씨의 뒤를 쫓았다.
여기와서 처음으로 받은 선물인데....!
그렇게 달리고 달려 1층 계단 쯤...

"우앗!" -엘리자베스

"아..아가씨....!"

엘리자베스 아가씨는 앞을 보지 않고 뛰다가
계단의 카펫이 접힌 부분에 발이 걸렸다.
저...저대로라면 그대로 계단아래로 떨어진다.....!
그렇지만 검이 날아가버리는..... 에라 모르겠다.
나는 재빠르게 아가씨를 뒤에서 잡았다.

"휴우......다행이다. 괜찮으세요?"

"위험위험~ 고마워." -엘리자베스

아슬아슬하게 잡았다.... 이젠 상처도 거의 나은건가?
움직임이 한결 수월해.

"어.....!"

맞다!

"내.....내 검은?!"

나는 난간 밑을 살펴보았다. 어...어디로 날아간....

"뽀각?"

어어어.... 이 소리는 흡사 컵라면을 먹으려고 나무젓가락을
갈랐는데 잘못 갈라져서 그 날 재수 없는....
여튼 무언가 부러지는 소리....

"얼래, (-)씨. 이거 뭐에요~?" -피니

"야....너...너 그거......!"

"갑자기 떨어지길래 잡았는데....
너무 세게잡아서 부러졌어요. 데헷~" -피니

아아아아아....... 피니였다. 떨어지던
내 검을 손으로 부쉈다고? 그게 말이 돼니? 여....여튼 어쩌지.
부숴져버렸다. 도련님이 간수 안 했다고 혼내실텐데.....
나는 그 즉시 계단 밑으로 내려가 피니에게서 내 검을 뺏어들었다.
종이 접듯이 구깃하고.... 구깃.... 구...구깃....

"죄....죄송합니다아......" -엘리자베스, 피니

아가씨와 피니가 동시에 사과하며 움츠러든다.
휴우.....이 검....이제서야 꽤 손에 익었었는데.

"......피니."

"자...잘못했어요오오!!" -피니

"그런거 아냐. 이거, 세바스찬이나 도련님 모르게 처리해줘.
나머진 내가 알아서 할테니까."

내 말에 피니는 잠시 멀뚱멀뚱 있다가
부러진 검을 가지고서 후다닥 밖으로 나갔다.
나는 아가씨를 데리고 다시 아까 그 방으로 갔다.
방에 들어와 내가 아무일 없었다는 듯 침대위에 앉자
그녀는 들어오기를 꺼려했다. 역시, 미안해서그렇구나.

"그...그게...그러니까....장난이었는데...." -엘리자베스

아직 어리구나. 뭐, 내가 할 말은 아니지만.
사과하는 법을 모르는 건 아가씨나 나나 똑같구나.
나는 아가씨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괜찮아요. 내일 몰래 사오면 되니까.
그 보다 아까 하던 얘기 계속할까요?"

내 한마디에 다시 화색이 돌더니 하던 얘기를 신나게 이어나간다.
역시 귀여워. 도련님도 웃으면 더 귀여울 법도 한데.....
오늘따라 예리한 건 기분 탓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