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음.....다 별로네....."
시내에 나온 뒤 몇 군데를 돌아다녀봤지만
검들이 썩 맘에 들지 않은 모양이다.
전부 감촉이 별로라는 둥, 손에 익은게 좋다는 둥,
쫙 달라붙는게 없다는 둥 그녀는 한참을 궁시렁거리다가
한숨을 내뱉었다.
"하아....그렇다고 어제 일도 있었는데 다시 안 살 수도 없고..."
그 순간, 그녀의 배에서 울리는 꼬르륵 소리.
우선 점심이라도 먹어야겠다. 이러다간 길가다가 쓰러지겠어.
간단하게 때우고 싶은데....빵이나 살까?
그렇게 혼자 한참을 생각하던 그녀는 주위를 두리번거렷다.
'어디보자....근처에 빵가게가.......'
테이블과 의자가 같이 있는 카페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그녀는 지갑을 보더니 씨익 미소짓고서 달려갔다.
가게에 들어서니 온갖 고소하고 달콤한 냄새가 몸을 휘젓는다.
'아아...뭘먹을까? 케익? 아니면 카스테라? 아니면
그냥 고소한 빵? 베이글?'
이토록 행복한 고민을 하고있으니 배가 더 고파진 듯 했다.
좋아. 그럼 커피에다 베이글로 결정이다.
케익은 어제 파티장에서 먹었으니까.
그녀는 그렇게 진열장안 베이글에 손을 뻗었다.
'어?'
누군가가 내 옆을 스윽 지나갔다.
그리고 잠시 뒤. 그녀의 눈앞에 보이는 건
하나 남은 베이글을 집어가는 누군가의 손이었다.
그녀는 순간 인상을 썼고, 그 사람을 쏘아보았다.
"저기요, 제가 먼저 집었....."
그리고 이내 그 날카롭던 눈매가 동그랗게 변하였다.
"응? 소생이 먼저 집었으니 소생꺼....." -언더테이커
뭐지. 오늘따라 우연이 왜 이렇게 겹치는 걸까.
그녀는 멍한 표정으로 손가락을 들어 그를 가리켰다.
"어....언더...테이커...?"
그는 언제나처럼 씨익 웃을 뿐이었다.
"큭큭....오랜만? 뭐, 베이글은...." -언더테이커
그는 그러더니 그녀의 쟁반위에 그걸 도로 올려놓고서
다른 빵을 집어들고 말했다.
"양보하도록 하지, 저번의 사과야~" -언더테이커
"아, 네......."
그녀는 계산을 한 뒤 커피도 한 잔 시키고
그것들을 가지고서 빵 가게 안에 있는 테이블에 앉았다.
그러자 똑같이 이쪽으로 와서 의자를 끌고 와 앉은 언더테이커.
"합석 좀 하겠습니다. 크큭." -언더테이커
"뭐.....그러세요. 그래도 제발 그 섬뜩한 웃음은 좀...."
"아, 미안. 소생 버릇이라서." -언더테이커
하여간....... 이중인격인가? 아니면 평소에 진짜 모습을 감추는거야?
정말 적응이 안돼요, 적응이.
.....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넘어왔지만 커피와 함께 삼키는 그녀다.
"요즘엔 어떻게 지내?" -언더테이커
"잘 지내죠 뭐.
그런데....저번에 구해준 건 고마웠어요.
너무 정신이 없어서 제대로 인사도 못해서."
"괜찮아~ 괜찮아~
그나저나 시내엔 무슨 일?" -언더테이커
괜찮겠다 생각하는 그녀였다.
그렇게 입이 가벼워보이지도 않고.
그녀는 그 때부터 구구절절 사연을 늘어놓았다.
마치 예전의 친구처럼 너무나도 편한 사이에 그녀 자신조차도 놀랐지만.
그래도 마음이 개운해진 듯 했다.
"헤에.......그래서 온거야? 재밌네." -언더테이커
"네. 그래도 이제야 손에 좀 익었었는데."
그녀는 툴툴거리며 커피를 조금 마셨다.
뜨거운건지 조금 움찔거리다가
"꺄앗!"
손에 흘리고 말았다.
뜨거운 것도 뜨거운 거지만 이러다가 옷에 묻을까
노심초사하는 (-).
"괜찮아?" -언더테이커
그는 그러더니 아주 빠른 속도로
옆의 냅킨으로 그녀의 손을 닦아주었다.
"조심하라구?" -언더테이커
"아.....고...고마워요....."
자상하다. 이 사람 이상해. 어쩔 땐 진지하다가도 자상하고.
또 무섭기도 하고. 그렇지만 이 사람이 낯설지않아. 왜지?
정말 난.....이 사람을 아는걸까?
그렇게 잔뜩 의문을 품으며 그를 빤히 보고있자, 이내 그가 말했다.
"아, 생각해보니 우리집에 검이 하나 있어. 어쩌다가 생겼는데
네가 들고다니던거랑 꽤 비슷했었나? 크큭...." -언더테이커
"진짜요?"
"그래. 어차피 소생은 쓰지도 않으니까
줄게. 대신 나중에 정보료 외상한거 줘." -언더테이커
"아하하......네......."
어쩔 수 없이 그녀는 빵을 다 먹은 뒤 그를 따라 그의 가게로 갔다.
뒤따라갈 때 그녀를 본 그의 표정이, 어딘지 모르게
아련해 보이는 것은, 착각이었을까.
오늘따라, 하늘이 너무 맑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