名前:흑집사(黑執事)

그들과의 티타임3번 째

Yes, my lady

"신의 오른손이라......신기하네요."

"그치? 아그니는 대단하다고~" -소마

"과찬이십니다, 왕자님." -아그니

이야기는 끝도 없이 길어져 식사를 마친 후에
넓은 방으로 가는 동안까지 이어졌다.
아니 그나저나 이 두 사람들 대단한 사람들이었잖아?
왕자라고 해서 괜한 격식차리지도 않고. 장난도 은근치고....
대하기 편하긴 하지만 저 분 나라가 걱정되는 건 나 뿐일까.

"여기입니다, 들어가시죠."

"고마워 (-)~" -소마

"어이, 이봐. 그렇게 자꾸 내 사용인한테 찝적대지마." -시엘

아하하...... 도련님은 이 분을 썩 달갑게 여기시지는 않는 것 같다.
덜컥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고, 우리는 그 방에 들어가서
소마왕자와 도련님은 소파에, 나머지는 서있었다.

'근데 난 뭣하러 데려온거지.....'

잠시 뒤, 세바스찬이 길다란 상자 두개를 꺼내왔다.
근데 뭐지, 이 불길한 느낌은.

"자, 그럼 오늘은 영국의 문화를 배워볼까.
아그니! 오늘은 참견하지 말도록." -소마

"분부대로." -아그니

소마왕자는 그러더니 자리에서 일어나선 상자 하나를 집었다.

"(-), 당신이 도와줄 일이 있습니다." -세바스찬

세바스찬이 날 부른다. 왠지 대답하기가 싫다. 왠지 일 시킬 것 같아.....
사용인이라서 일은 해야하지만 난 너무 많이 한다고.
아, 세바스찬보단 아니지만.

"왜그러세요, 세바스찬?"

"당신이 손님의 연습을 조금 도와주세요." -세바스찬

그게 무슨..... 소마왕자는 어느새 그 상자에서
길다란 칼을 꺼내고 있었다. 이거슨 설마....설마아.....!

"펜싱연습?!"

"알고 계시는 군요. 그럼 더 잘됐네요."

에에엑?! 그런거 절대 무리라고
무리무리! 나도 내가 왜 펜싱 룰을 아는지는 모르겠지만
쨌든 싫어! 해본 기억도 없다고! (랄까 기억상실증이지만.)
그렇게 내게 검을 건네는 세바스찬. 비싸보인다.....
망가뜨리면 어쩌지.....

"하지만 전 잘 못하고....."

"어차피 나도 처음배우는 거니까 걱정마." -소마

아니 그게 문제가 아니라니까요.
세바스찬은 어느새 내 손에 플뢰레 하나를 쥐어주었다.
(플뢰레=연습용 검으로 펜싱 경기 때 쓰임.
휘어진다.)

"도련님도 계시는데 왜 굳이 제가....?"

"재밌을 것 같군. 이봐 (-). 명령이다, 아까 나와 한 약속을
지키고 싶다면 그 녀석을 이겨라." -시엘

약속? 그래......기억을 찾는 걸 도와준다고 했지....
그렇다면 내 몸 정도는 내가 지켜야해.
까짓거 죽겠어. 그래. 해보는거야.
나는 쓰고있던 머리띠를 내려놓고 풀었던 머리카락을
머리끈으로 묶은 뒤 검을 집어들었다.

".....Yes, my savior."

이 메이드복은 그렇게 불편하진 않으니까.
그런데 펜싱을 내가 한 적이 있었던가?
근데 왜 알고 있는거지? 이유는 모르겠지만,
내 기억과 연관이 있을지도....

"좋았어. 단숨에 이겨주겠다!" -소마

소마왕자가 손가락을 치켜들고 날 가리키며 선전포고를 했다.
저기요....그래봤자 우리 둘 다 초짜고 댁은 남자, 전 여잔데요.
진심으로 이겨도, 져도 당신은 쪽팔리지 않을까요...?

"미안합니다, (-). 도련님은 피곤하시고,
아그니씨나 제가 하면 실력차가 너무 나서요." -세바스찬

세바스찬은 그렇게 말한 뒤 소마왕자와 나에게 룰 등을 설명해주었다.

"그럼,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실전이 아니니 종목은 비록 에페 지만
플뢰레를 쓰도록하죠."

에페. 찌르는 것만을 유효로 하는 경기. 인정부위는 전체.
제일 쉬우면서도 위험한 경기이다. 실전 검이 아니니 다칠 일은 없겠지.....

"간단하게 10점 내기로 하겠습니다." -세바스찬

나는 검을 내린채로 정중히 인사했다.

"잘 부탁드립니다."

"나야말로." -소마

기본자세 잡고...... 휘두르지 않고
파고들어서 한 방에 찌른다.

"그럼, 시작!" -소마

역시나. 내 예상대로 소마 왕자는 무작정 달려들었다.
이건 뭐...... 아니 그렇게 느리게 움직이면, 그것도 직진하면
누가 모르겠냐고.

"으앗!" -소마

내가 옆으로 살짝 비키자 그대로 중심을 못잡고
비틀거린다.

"1점."

나는 그대로 검으로 팔을 찔렀고, 연속으로 빠르게 다른 곳도 찔렀다.

"이...이런게 어딨어!" -소마

소마 왕자가 화를 내자 세바스찬이 짧게 웃으며
소마 왕자와 나에게 말했다.

"왕자님, 무턱대고 달려드시면 안됩니다.
그나저나 (-), 전에 펜싱 해본건가요?
도련님보다 잘 하시네요." -세바스찬

"뭐 그냥........"

현재 스코어는 8대 0. 침착하게 피하면서 찌르면 승리다.
근데 어쩌지. 내가 이기면 그거대로.......
내가 이기면 자존심 상할텐데.
일부러 져주는 게 나으려나.

"아싸! 찔렀다!" -소마

내가 잠시 멈칫하는 사이에 왼쪽 팔에 소마왕자의 검이 찔렸다.
나는 그 상태에서 빠르게 한 발짝 물러나
그대로 소마왕자의 다리를 찔렀다.

"아프잖아!" -소마

소마왕자는 순간 충동심에 경기가 에페 라는 걸
까먹고 사브르처럼 휘두르기 시작했다.
(사브르=휘두르는 것도 허용되는 경기)
나는 급하게 막았고, 마찰음이 짧게 울려퍼졌다.
나는 그대로 소마왕자가 휘두르는 검을 내 검으로 방어한뒤,
그대로 한 바퀴 돌려 검을 날려버렸다.

"왕자님!" -아그니

"이거 아무래도.....(-)의 승리 인 것 같군." -시엘

도련님은 흡족한 듯 살짝 웃어보이며 말했다.
나는 검을 그대로 소마왕자를 향해 뻗었다.

"왕자님.....!" -아그니

그 순간,

"꺄악......!"

갑자기 아그니가 들어와서는 그대로 내 목 조금 아랫쪽을 쳤다.
순간 정신이 아찔하더니 시야가 한 번 흐려졌고,
점점 시야가 어두워져만 갔다.

설마 이 점심시간이 전초전일 줄 누가 알았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