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말도 안돼. 그녀는 그대로 굳어버렸고, 이내 카엘을
그녀를 가두어두던 날개를 다시 접었다.
바람에 일렁이는 하나의 깃털. 그리고 저 미소에
그녀는 더 이상 도망칠 수가 없었다.
"뭘 새삼스레 놀라고 그래?" -카엘
"다....당신 뭐야....! 천사라도 되는거야....?!"
그러자 카엘은 씨익 웃더니 분수대 쪽으로 손을 뻗었다.
"정답~" -카엘
분수대의 물이 끓듯이 부글부글 거리더니 이내 갑자기 크게 치솟았고,
물줄기가 몸을 감싸 도망치지 못하게 잡았다.
그리고 그가 한 손으로 목을 조르자 숨이 막혀 버둥거렸고,
카엘은 씨익 웃으며 말했다.
"이래도 기억이 안 나?" -카엘
"컥..........."
"내가 '사카엘'이란걸, 이렇게 보여줘도 기억을 못하냐고!!" -사카엘
카엘. 아니 사카엘은 이내 한 손으로 조르던 목을 두 손으로 조르고서
조급한 태도로 그녀를 흔들며 외쳤다.
결국 사카엘은 한숨을 내쉬며 허탈한 듯 큭큭 웃다가
다른 손으로 검을 빼들었다.
"죽음이란게 현실에 가까워지면, 조금은 기억이 나겠지." -사카엘
그녀는 목이 졸려 숨쉬기도 힘들어 비명조차 나오지 않았다.
이대로 죽는걸까. 아니잖아. 천사는 이런게 아니잖아.
보통 이야기에서 나오는 천사는 신의 사도, 이러는건 악마잖아.
그런데 왜 오히려 이렇게 말도 안되게 꼬이는 거야.
그렇게 그녀는 이를 악 물었다.
이럴 줄 알았다면, 그냥 그곳에서 소중한 사람들과 있을 걸.
"그래봤자 진짜 너는 죽지 않을테니." -사카엘
사카엘의 날개가 한 번 펄럭이고, 머리 위로 치켜 들어진 검이
달빛에 번뜩였다. 그녀는 눈을 질끈 감고서 그저 속으로
다른 이들의 이름을 외치는 것 밖에는 할 수 없었다.
"잘 가라. 가짜." -사카엘
그렇게 의문으로 가득 찬 말을 잔뜩 늘어놓던 그는
그 말을 끝으로 검을 내리쳤다. 그리고 이내 귓가에 와닿는 것은,
무언가가 바람을 가르는, 검의 소리와는 조금 다른 소리.
"읍.......?!"
그 순간 그녀의 목을 조르던 손에서 힘이 빠져나갔고,
그녀는 그 틈을 타 사카엘을 밀쳤고 힘이 풀려 몸이 뒤로 쏠렸다.
"(-)......!" -세바스찬
넘어지려는 찰나에 그녀를 받아내는, 온통 검은색인 남자.
그녀의 앞의 하얀 남자, 사카엘은 날개에 박힌 은색의 나이프를
날개를 펄럭여 빼내고선 이를 으득 갈았다.
달빛 아래에서 완전히 모습을 드러낸 네 명.
하얗게 빛나는 남자. 그리고 정반대의 검은빛의 남자.
그 사이에서 서있는 어린 남자아이와 한 여자.
그 여자는 콜록거리면서도 자신을 받아든 남자를 보고선
안심이 되어 울어버렸다.
"(-)! 괜찮은거냐!" -시엘
"도련..... 님..... 세바스찬......."
세바스찬은 그러더니 그녀를 살며서 내려주었다.
휘청이는 그녀에게 자신의 지팡이를 빌려주는 시엘.
세바스찬은 시엘과 그녀 앞에 서서 둘을 가로막았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세바스찬
그의 말과 동시에 인상을 쓰고 있던 사카엘이 날개를 펄럭이며
이쪽으로 와선 세바스찬에게 바스타드를 휘둘렀고,
세바스찬은 그녀와 시엘을 양팔에 안고서 뒤로 물러났다.
도저히인간의 움직임이라고는 할 수 없는 그 움직임에,
그녀는 놀란 표정으로 세바스찬을 올려다보았다.
"도련님. 명령을......." -세바스찬
그 말에 시엘이 안대를 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가 눈을 떴을 때, 그녀는 놀라선
그대로 굳어버렸다.
모든 것이 달 아래 숨을 죽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