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련님, 시간이 생긴 것 같습니다."
"시간?" -시엘
나는 도련님의 옷매무새를 단정히 해드린 뒤,
도련님의 젖은 머리를 수건으로 털었다.
"네. 어제 제가 부탁을 했죠. 메이드들이 저희 일을 대신해서
9시에 나가도 늦지 않을 겁니다."
"어이, (-). 나에 대한 충성심은 좋은데, 살살하라고." -시엘
"도련님 눈엔 허울좋은 변명으로 보이셨나보군요."
그래, 사실 부탁이 아니라 반협박이지.
나는 도련님에게 다시 옷을 입혔다.
근데 남자를 여장시키려니 느낌이 좀.....
"...........(-)." -시엘
"네? 왜 그러세요?"
그러던 도중, 도련님이 갑자기 날 불편하게 바라본다.
어래? 혹시 내가 단추를 잘못 잠궈드렸나?
"..........다...." -시엘
"뭐라고하셨어요, 도련님?"
"............너무 가깝다고." -시엘
가깝다고? 나는 그제서야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었다. 바로 앞에 있는 도련님얼굴.
지금 옷 입혀드리느라 얼굴이 좀 가깝긴 하.......
"부...불편하셨다면 죄송해요!"
나는 그제서야 후다닥 뒷걸음질 쳤다. 솔직히 말해 어리긴 하지만
도련님은 어딘가 어른같아서 나도 모르게....
도련님도 아직 얼굴이 조금 붉다. 겉은 애여도 속은 어른인데.....
"됐어, 이제부턴 내가 알아서 하지." -시엘
"에? 그렇게 까지 안하셔도....."
"내.....내가 한다니까.....!" -시엘
아.....죄송합니다.
말까지 더듬으시고..... 웃음을 참을 수가 없다.
"그만 좀 웃지, (-)? 됐고, 조사내용 마저 읊어봐라." -시엘
"큭큭......아, 네에...."
"웃지 말라니까......!" -시엘
"네, 네, 알겠습니다, 도련님."
나는 겨우겨우 웃음을 멈추고 정보들을 읽어나갔다.
도련님은 전부 듣고난 뒤 더 이상 없냐고 물으셨다.
생각해보니, 하나가 있었지.
"그런데....당주에게 애프터눈 티를 주고 나올 때의 일이 좀 걸립니다."
"무슨 일이길래 그러는건가." -시엘
"불렀어요. 제가 나가려던 순간, 갑자기 절 부르면서 살짝 놀라더니
다시 아니라며 앉았었습니다."
그래...... 그 때 당주는 분명 붕대사이로 날 봤어.
날 보고 놀란게 틀림없다. 그런데, 왜.....?
이렇게 의문을 가질 때엔 당신이 언제나 답을 주셨습니다.
나는 도련님을 바라보았다.
"도련님, 어떡할까요."
"흐음......선별이 될 경우와 안 될 경우의 상황을 둘 다 고려해야겠지." -시엘
그건 맞는 말이다. 하지만......분명 그 당주,
날 보고 무슨 생각을 하는 것 같았어.
하지만 내가 선별이 된다고 해도
도련님도 같이 되버리면.....조금 위험하다. 아니. 사실 많이
그걸 도련님도 모르지는 않으실텐데.
자아, 시엘 팬텀하이브 백작.
내 당주인 당신은 어쩔거지? 난 당신의 결정을 믿겠어.
"그럼 모두 선택되지 않을 경우엔 외부에서 라우, 세바스찬과
접선하여 이곳을 소탕하고, 셋 중 한명이라도 선택되는 경우엔
선택되지 않은 사람이 이 곳을 빠져나가 두 사람을 불러온다." -시엘
"만약....세 명 다 된다면요?"
"그렇게 된다면 우리 셋이 맞서는 수 밖에.
이곳이 시끄러운 걸 눈치채고 그 둘도 이쪽으로 올거다." -시엘
역시......... 역시 도련님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내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번졌다. 현명한 판단이다.
그 둘이 조사중인 저택과 이곳은 그렇게 멀지 않으니까.
"알겠습니다. 그럼 제가 아침식사를 가져올 때까지,
랑마오와 도련님은 잠시 기다려주세요."
"그래. 그리고........" -시엘
내가 방에서 나가는 순간,
나는 볼 수 있었다. 조금 수줍은 듯한 모습으로....
"조심...해라...." -시엘
....라고 말하는 도련님의 모습을.
그렇게 수줍어하는 도련님을 처음본 난, 그의 말에 웃으며 답했다.
"Yes, my savior."
그리곤 이내 부엌으로 향했다.
도련님께 씨익 웃어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