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앞으로 어떡하지. 기억나는게 아무것도 없어.....
우선 대충 있는 상식이랑 지식으로 조그마한 일이라도 시작해볼까?
그러다보면 분명 기억이 날지도.....
"그럼 실례했습니다. 전 이만......"
"아앗, 자...잠깐....." -메이린
나는 그대로 그 자리에서 일어나 그 방을 나서려했다.
구해준건 고맙지만, 왠지 이 사람들을 믿을 수가 없다.
왜지? 어째서지? 왜 나는 그 누구도 믿으려 하지 않는거지?
'무엇보다......저 세바스찬이라는
남자. 신경쓰여.'
왠지 웃는게 진짜가 아닌 것 같다. 아니, 그게 아니라......
진짜로 웃을 수 없는게 아닐까.
연기인 듯한 웃음. 분명히 잘생기고 아름다운 미소지만
저 사람의 미소는 무리하게 만들어 낸 것 같아 그렇게 맘에 들지는 않는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까 날 보던 그 눈빛은.......
"잠깐만요." -세바스찬
내가 문을 열려던 그 순간, 그 집사가 날 불러세웠다.
나는 잠시 흠칫했지만 이내 뒤를 돌아보았다.
"무슨 일이시죠. 혹시 치료에 대한 보답이라도 바라는 건가요?
전 구해달라고 한 적은 없어요."
내가 조금 싸늘하게 말하자 주방장이 말했다.
"어이, 말이 너무 심한 거 아냐?" -바르드
"내 말이 심한게 아니라, 이 세상이 그런겁니다.
누굴 무심코 도와줬다가 오히려 손해를 볼 수도 있는 세상이."
나는 다시 문을 나서서 그대로 1층으로 내려가 정원까지 나갔다.
아까 그렇게 말하긴 했지만......막상 갈 곳은 없다는게 문제다.
나는 한숨을 쉬고서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어차피 기억을 잃었다면. 더 이상 이 곳에 있을 이유가 없다.
"잠시만 기다리세요." -세바스찬
또다. 또 다시 누군가가 내 뒤를 쫓아온다.
이 느낌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누군가에게 쫓기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아.
나는 그의 목소리에 뒤를 돌았다.
덜컥하는 소리에 심장이 멎을 것만 같은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