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아..... 바보같이 뛰쳐나와버렸다....."
저택의 뒷 정원. 밤이라 그런지 조명이 은은하게 켜져있었고,
정원 가운데의 분수의 물결이 달빛에 반사되어 빛났다.
그녀는 혼자서 주위를 둘러보다가 이내 근처의 벤치에 앉더니
이내 하늘을 올려다보고서 한숨을 내뱉었다.
그리고는 고개를 푹 숙여버리는 그녀다.
'구름이 많네.........'
구름이 많아서 바람이 살랑이면 금새 달빛이 사라졌다가
다시 모습을 드러내기를 반복했다.
그녀는 멍하니 있다가 이내 손을 들어 하늘을 가렸다.
'손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다.'
그 사실 정도는 그녀도 아주 잘 알고 있다.
아무리 부정하고 또 피한다고 해서 벗어날 수 있는게 아냐.
그런데도 어째서 나는 손으로 하늘을 가리려하는가.
그녀는 이내 손을 내리고서 멍하니 앉아있었다.
".........여기서 뭐하고 계셨나요?" -카엘
그 순간,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화들짝 놀라선
벤치에서 벌떡 일어나는 그녀다. 들어본 목소리에
뒤를 돌아본 그녀는 하얀 머리칼과 푸른 청안을 가진 남자,
카엘이란 자를 보고선 가볍게 고개를 까닥여 인사했다.
"아....안녕하세요. 그냥 산책을 좀......."
그녀는 그가 무언가 이상하다고 느끼는 건지 조금 불편해했다.
반면에 카엘은 그저 씨익 웃으며 안심시켜줄 뿐.
괜히 예민하게 굴었나 싶어 그녀는 그제서야 경계를 풀었다.
"저기..... 카엘."
"네? 왜 그러시죠?" -카엘
그녀는 조금 우물쭈물거렸다. 그러자 어딘지 모르게
싸늘한 눈빛이 된 카엘. 그러나 그녀가 다시 자신을 보자
언제 그랬냐는 듯 부드럽게 미소짓고 있었다.
"아까 그 사람이랑 가까이 하지 말라는 건.... 무슨 의미에요?"
그녀의 물음에 카엘은 기다렸다는 듯이 씨익 웃어보였다.
어딘지 모르게 섬뜩하고 광기서린 그 미소에 그녀는 조금 움츠러들었다.
이상해. 세바스찬도 무언가를 숨기는 듯한 미소를 이따금씩 짓지만,
저 자처럼 이렇게나 섬뜩하지 않아.
본능적으로 위험을 느낀 그녀는 조금씩 뒷걸음질 쳤다.
"아....저기..... 전 이만 가볼......"
그러자 카엘은 그저 웃고 있을 뿐이었고, 그녀는 등을 돌렸다.
"Death always comes too early or too late......." -카엘
뒤에서 중얼거리는 그 목소리에 그녀는 놀라선 그자리에 멈추어섰다.
익숙한 문장. 언젠가 언더테이커가 그녀에게 했던 말.
"죽음은 항상 너무 빨리찾아오거나 너무 늦게 찾아온다...라는 말이지.
내가 아는 어떤 사람이 해준 말인데......." -카엘
그 순간 무언가 등을 타고 쭉 훑는 듯한 느낌의 오싹함에
그녀는 뒤를 돌며 동시에 조금 물러났고, 뒤를 돌았을 땐.....
"지금은, 그 말이 말한 당사자한테 해당되는 것 같군." -카엘
자신이 있던 자리에 바스타드 소드(Bastard sword)를
내리꽂은 채 아까와는 다른 섬뜩한 표정으로 그가 미소 짓고 있었다.
"슬프네. 이렇게 말해봤자 당사자가 자신인지도 모르는
여자를 죽여야한다는게." -카엘
달빛이, 다시 구름 뒤로 숨는다.
[그 집사와 메이드, 비밀]
[To be continued.........]
달빛을 가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