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온 메이드야? 잘 부탁해~" -엘리자베스
엘리자베스. 필시 이 꼬마 아가.....아니지 이 아가씨가
도련님의 약혼녀일 것이다. 옆에 있는 갈색머리의 여자는
이 아가씨의 시녀 폴라 일 테고....저 옆의 여자는......
원단을 들고있는 걸 봐서 아마 이번에 파티의상
만든답시고 이 아가씨가 부른 옷 만드는 사람인 듯 싶다.
"새로 온 메이드 (-) 입니다.
2층에서 도련님이 기다리고 계십니다."
"좋았어! 가자!" -엘리자베스
"가...같이가요 아가씨.....!" -폴라
정신없어..... 저번에 드루이드 자작네서 팬텀하이브에 대해 조사하다가
우연히 기밀파일을 봤을 때 본 엘리자베스의 모습이랑 달라도 너무 달...
평소엔 저렇게 귀엽게 굴어도 검의 천재라고 들었는데......
한 수 배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서 만날 날을 고대했는데,
이게 뭡니까, 이게.
"(-), 뭐해. 들어오지 않고." -시엘
"지...지금 가요, 도련님."
아 몰라몰라. 우선 일이나 하자.
방에 들어가니 벌써 도련님과 아가씨가 파티 의상을 맞추며 까르륵거리고 있다.
아, 물론 신난 건 아가씨 뿐.
"시엘 귀여워~!" -엘리자베스
"다...달라붙지마, 리지....!" -시엘
그래도 귀여운 건 사실입니다 도련님. 둘이 투닥거리니까 귀여워.
그나저나 세바스찬이 안보이네. 뭐, 지금은 없어서 다행이지만.
그렇게 내가 도련님을 보며 몰래 쿡쿡 웃던 그 때,
아가씨가 이쪽으로 오셨다. 으...으응?
"좋았어~ 그럼 이젠 네 옷을 고르자!" -엘리자베스
"예? 아가씨, 방금 뭐라고 하셨어요?"
엘리자베스인지 리지인지 하는 아가씨는 나를 저쪽으로 끌고가더니
여러개의 드레스를 내게 대보았다. 살아있는 바비인형이 된 기분....
그리고는 드레스를 잔뜩 가져와서는....하아.
"흐음....왠지 하얀색도 예쁘지만 검은색도 어울리는데......" -엘리자베스
하하....살다살다 이렇게 철저히 갖고 놀아지는 건 처음이야.
이젠 이 꼬마 레이디의 장난감이 된겁니까....
"역시 검정색! 세바스찬이랑 세트로 있으면 둘이 잘 어울릴거야~" -엘리자베스
"에에?! 그....그치만 전 그저 도련님 보좌라......"
그리고 거기서 세바스찬이 왜 나와! 이 아가씨 은근 날 그 사람이랑
엮으려는 거지? 그지?
아가씨는 뭔가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었다.
그렇게 내가 손을 내젓던 그 때, 뒤에서 누군가가
내 어깨 위에 가볍게 손을 올렸다.
"(-)는 검정색이 잘 어울려요." -세바스찬
세바스찬이다. 어디 갔나 했는데, 아가씨나 고른 드레스를
내 사이즈에 맞게 수선한 모양이다. 뭐야? 벌써?!
이 사람, 저번에 연미복 수선도 그렇고..... 팔에 모터가 달렸나....
"그럼 결정~ 시엘, 나 (-) 맘에드는데,
저녁까지 같이 놀아도 돼?" -엘리자베스
"어....어이, 그렇지만......" -시엘
"에에~ 동양인 친구니까 더 이야기 하고싶은데....." -엘리자베스
그 순간, 급속도로 회전하는 나의 뇌. 생각해보니까.....
귀찮기는 하겠지만 이 아가씨를 상대하면
일도 안하고 세바스찬이랑 마주칠 일 없고.....
괜히 고민할 필요도 없을......
"괜찮지? 그치그치?" -엘리자베스
"하아....리지. 당사자의 기분도 헤아려...." -시엘
"전 괜찮아요."
내 한마디에 도련님의 말이 멈추었다.
도련님은 뭐랄까, 조금 삐진? 무언갈 뺏긴? 그런 표정이었다.
죄송합니다 도련님. 약혼녀 빼앗아서. 그리고는 그와 동시에
아까 그 검정색 드레스를 가지고서 날 끌고 다른 방으로 향하는 아가씨.
"아싸아~! 그럼 가자, (-)!" -엘리자베스
"네...넷....!"
어쩌면 이렇게 해맑은 아가씨가 웃지못하는 도련님과
정말 잘 어울릴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도련님이 나를 보는 시선이,
오늘따라 예리한 건 기분 탓이겠지.
누군지 바로 알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