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도련님이 들어가시게 하기 위해 식당의 문을 열었다.
끼익하고 문이 열리는 소리가 끝나기도 전에, 누군가가 안에서
반가운 표정으로 미소를 띤 채 도련님을 불렀다.
"시엘~! 널 만나기 위해 이 몸이 친히 왔도다!" -???
윽.....! 누군가가 우렁차게 외치며 이쪽으로 달려온다.
근데 누구지. 동양인 남자같은데. 17살에서 18살 정도?
그나저나 도련님 손님이면 귀족아냐? 근데 왜 저렇게....
"(-)." -시엘
나는 도련님이 내 이름을 부르자 그대로 그 사람의 얼굴을
손으로 턱- 잡아선 도련님께 오는 것을 막았다.
"와...왕자님!" -???
나는 그제서야 이 사태의 심각성을 알게 되었다.
왕자....? 진짜?! 나 지금 왕자라는 사람 얼굴을 난데없이
손으로 잡아서 막은거야 지금?!
"아앗...! 죄송합니다! 순간 저도 모르게 반사적으로......"
내가 연신 사과하자 도련님은 피식 웃으실 푼이었다.
"아니다. 잘했어, (-). 막으라는 말을 하기도 전에
막다니. 보통 눈썰미가 아니군." -시엘
그러게..... 나도 모르게 반사적으로 손이....그것도 꽤 빨랐어.
이거 잘 한건지 못 한건지 모르겠네......
"아...알았으니까 이 손 좀........" -???
어라.....? 맞다?!
"저저정말 죄송합니다, 손님!!"
아직까지도 손님의 머리를 세게 쥐고있었던 내 손.
나는 그제서야 놀라면서 손을 뗐다.
그러자 시종으로 추정되는 남자가 뒷걸음질치는 그를 부축했다.
"왕자님! 괜찮으십니까?!" -아그니
"난 괜찮아, 아그니." -소마
인도 사람이다. 옷의 형식이나 피부색, 말투의 억양을 보니.
그보다 왕자님이라고? 워메....나 사고쳤네.
그렇게 나 혼자 굳어있던 그 때 도련님이 소개를 해주셨다.
"정식으로 소개하지. 이쪽은 소마 아스만 카다르.
좀 모자라보여도 왕자다. 그 옆은 시중인인 아그니." -시엘
시엘 도련님은 나에게 소개를 해주었다.
그나저나 저 시중인 포스가 좀.....
화났다. 하긴 화가 안 나면 이상한거겠지.
내가 거칠게 대하고 도련님이 비하하셨으니......
"아무리 시엘 팬텀하이브 님이더라도 왕자님을,
저의 신을 모욕하는 건 지나치십니다." -아그니
조금 찡그려진 아그니의 표정. 나는 그런 그의 표정에
나도 모르게 본능적으로 붕대가 감긴 그의 오른팔을 잡았다.
"그만."
"............." -아그니
내가 잡자 아그니는 꽤나 놀란 표정으로 나를 보았다.
다른 이들도 마찬가지였지만 세바스찬은 어째선지
흥미롭다는 표정이었다.
"붕대 풀지마요. 위험하니까."
내가 팔을 잡고서 말하자 그의 기세가 조금 수그러들었다.
근데 나 또 갑자기 왜....? 내가 일을 하도 했더니
피곤해서 신경이 예민해졌나보다.
"앗, 저도 모르게 또....죄송해요오....."
"아닙니다. 그 보다 처음 뵙는 분이신데....?" -아그니
그러자 세바스찬은 내 어깨를 잡고
아그니에게서 날 떼어놓은 뒤 자기 앞에 날 데려다놓고서 말했다.
"이번에 새로 들인 메이드입니다. 원래 있던 사람보다 더 뛰어나고
여러방면에 소질이 있어보입니다." -세바스찬
하하....저기요 세바스찬. 칭찬은 고마운데
지금 여기있던 사람들이 들으면 화내겠어요.
지금 각자 일들 하느라 없어서 다행이지.
그렇게 모두가 조용해진 가운데, 세바스찬이 내 귀에 속삭였다.
"(-). 손님에게 와인을." -세바스찬
"알겠습니다. 이쪽으로 오세요."
나는 조금은 껄끄러운 미소로 둘을 안내했다.
소마 왕자.....라고 했나? 그는 아까 내 공격(?) 때문에
날 조금 피하는 듯 했지만 이내 털털하게 웃으며 자리에 앉았다.
나는 도련님과 소마왕자의 잔에 각각 와인을 따랐다.
"이름이 (-)? 너도 동양인이야?" -소마
"이봐, 너. 아무리 왕자라지만 내 사용인에게 너무 무례한 것 아닌가." -시엘
도련님 나이스....! 제가 하고싶은 말을 대신 해주셔서 감사해요...!
"하하...괜찮아요. 사실 전 기억상실증이라...
그것보다 식기 전에 드시죠."
"엣, 미안. 괜한 걸 물었나....." -소마
"아닙니다."
나는 정중하게 인사하고는 곧바로 나가서 요리들을 가져와서 날랐다.
아, 물론 세바스찬이랑 아그니도 같이.
그나저나 다른 사람들은 각자 자기 일 잘 하고 있으려나.....
그렇게 생각하며 있던 그 때, 아그니가 물었다.
"그런데 (-)씨, 아까 제 팔은 왜 잡은 겁니까." -아그니
아그니가 음식들을 식탁에 내려놓으며 말하자
도련님도, 소마 왕자님도, 세바스찬도 전부 날 쳐다본다. 부담시려.
"에......그냥 위험할 것 같아서....."
내가 우물쭈물거리자 소마 왕자가 말했다.
"확실히 아그니의 오른손은 위험하다. 그런데 왜지?" -소마
아니 왜 이렇게 관심이 많으셔.....
나는 곰곰히 생각하다가 입 밖으로 툭 던지듯 한마디를 내뱉었다.
".............직감?"
"뭐?" -소마
"그냥 직감......그 보다 식사를 다하신 뒤에는
응접실로 모실까요?"
내가 화제를 돌리자 세바스찬이 말했다.
"아니요. 오늘은 2층의 넓은 방으로 가죠." -세바스찬
엥? 어째서? 그 방....청소할 때 보니까
넓긴 하지만 가구도 몇 없던데. 작은 테이블 하고 소파 2개가 전부....
괜찮을까 싶었지만 세바스찬이 말하는거니까 괜찮겠지.
"알겠습니다."
그렇게 나는 오늘 온 손님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며
점심시간을 보냈다.
설마 이 점심시간이 전초전일 줄 누가 알았겠어.
내가 그의 속을 알리가 없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