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저녁이다. 환자는 쉬어야 된대서
아무일도 안하고는 있었지만.....
"걍 잠이나 잘까....."
막상 일 안하니까 심심하다. 이제 다리에 난 상처는 이제 거의 안 아프다.
나는 다리에 감겨진 붕대를 풀었다. 다 아물진 않았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오늘까지만 붕대를 감아놓아도 괜찮을 것 같네.
나는 붕대를 꺼냈다.......감는 것도 힘드네.
옆구리 큰 상처 땜시 몸이 안 굽혀져....
"음?"
똑똑, 문을 두드리는 소리. 메이린인가 보다.
아마 일하다 사고쳤겠지.
이 시간에 내 방에 올 사람은 그닥 많지 않아.
"들어오세요-"
끼익하고 문을 여는 소리에, 익숙한 목소리가 섞여든다.
"잠시 실례하겠습니다." -세바스찬
아.....아니잖아..... 이번엔 내 직감이 빗나갔다.
내 방에 들어온 건.....
"무...무슨 일인데 왔어요?"
"아, 할 얘기가....." -세바스찬
씨익 웃으며 말을 잇는 그.
"있어서 말이죠."
세바스찬 미카엘리스. 세바스찬이었다. 것보다 할 말이라고?
"그나저나 상처는 좀 괜찮으십니까." -세바스찬
"아니요. 댁이 늦게 온 바람에 하나도 안 괜찮습니다."
나는 조금 삐진 말투로 말하며 다리에 붕대를 감았다.
그러자 그는 정말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송구스럽군요." -세바스찬
세바스찬은 그러더니 다리에 삐뚤빼뚤 감은 내 붕대를
보고는 이쪽으로 왔다.
"으앗....!"
"가만히 계셔주세요." -세바스찬
그러더니 내 붕대를 다시 제대로 감아주었다.
나는 화내놓고 이러는게 민망하고 또 뻘줌해서 가만히 고갤 숙였다.
"읏........!"
"역시.....생각보다 빨리 아물고 있긴 하지만 아직은 안정을
취하는게 좋을 것 같군요." -세바스찬
"이...이 정도로 비실비실 댈 정도로 약하진 않다구욧!"
나는 그가 붕대를 다 감자 그대로 다리를 뺐다.
쓰라려......
나는 고개를 돌려버리고선 퉁명스럽게 툭 한마디를 내뱉었다.
"됐고, 어젠 어떻게 된거에요?"
내가 뾰루퉁해져선 말하자 그는 몇가지 자료나 증거들을 내밀며 말했다.
"그 저택은 이미 영국 경찰에 넘겨졌고,
범인은 당신의 직감대로 그 저택이 맞았습니다." -세바스찬
"역시.....그런데 세바스찬."
"왜 그러시죠?" -세바스찬
나는 내 앞에 서있던 그를 침대에 걸터앉아 올려다 보았다.
"............."
"(-)?" -세바스찬
나도 모르게 쑥스러워서 두 볼이 붉어진다.
으으.....모르겠다. 그냥 이번에도 내 직감대로 가자.
"..........요....."
"네?" -세바스찬
"고....고맙다구요.......!"
내가 쑥스러워서 눈도 못 마주치고 말하자
그는 날 한 번 보더니 이내 싱긋 웃어보였다.
"아뇨. 오히려 제가 더 고맙죠." -세바스찬
최...최종병기 눈웃음....!
진정하자 (-). 내가 왜 이러니.
한 동안 얌전했는데 왜 또 이래....!!
"그리고......그리고......."
나는 어쩔 줄 모르다가 빨개진 얼굴을 그대로 푹 숙이고서 말했다.
"
.........화냈던 거 미안해요오......."
어떡해어떡해어떡해에에에!! 말해버렸다!
얼굴 온도는 이미 최대치....으아아아......
나는 잔뜩 움츠러들고서 한 동안 고개를 들지못했다.
그런 날 빤히 쳐다보던 그는 피식- 하고 짧게 웃었다.
"그런 모습의 당신도...... 귀엽네요." -세바스찬
아............ 나는 그 순간 머리속이 펑 하고 날아가더니 새하얘졌다.
"왜...왜 자꾸 나한테 그래요!!"
겨우 정신을 차릴 때쯤, 마지막으로 날린
그의 결정타.
"당신이 좋으니까요." -세바스찬
그 말 한마디에. 나는 숨을 죽였다.
나는 그렇게 믿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