名前:흑집사(黑執事)

그들과의 티타임3번 째

Yes, my lady

"이..... 이게 대체......!!"

하늘은 여전히 구름이 흐르고,
달빛에 비추어진 그의 은발과 청안은
아까의 자상함과는 전혀다른 싸늘함으로 휩싸여있었다.
그녀는 놀라선 주저앉을 뻔했지만 이내 정신을 차리고서 일어났다.
카엘이 바스타드로 내리친 바닥은 움푹 패여있었고,
그의 청안이 어둠 속에서 빛났다.

"흐음..... 정말 아무것도 모르나보네." -카엘

"갑자기 무슨 짓이에요!! 당신은 대체......"

그는 오히려 재미있다는 표정을 짓고 있을 뿐이었다.
사람을 죽일 뻔 해놓고서 어떻게 저런 표정을 짓는거지?
그녀는 이해할 수 없었고, 이해하고 싶지도 않았다.
그러자 그는 다시 검을 들고선 피식 웃었다.

"그나저나........." -카엘

하지만 일순간 싸늘하게 굳어버리는 표정.
화가 난 표정으로 잔뜩 인상을 쓴 채 그 차가운 시선을
그녀에게 보내고 있었다.

"네 검은, 어디있는거지?" -카엘

"검......?"

그녀는 그 말에 전에 받았지만 부러져버린 자신의 검이 떠올랐다.
저 남자가 어떻게 아는거지? 그런 표정으로 있던 그녀는
다시한번 작게 중얼거렸다.

"레이피어.....?"

그 작은 한마디를 듣고서 눈을 번쩍 뜨는 그다.
그리고는 광기서린 미소로 씨익 웃으며 달리기 시작했다.
그녀가 놀라서 굳어있자 어느새 그녀의 위로 뛰어올라선
머리 위로 검을 치켜들었다.

"역시 너였어.....!!!" -카엘

잠시 뒤, 쿵하는 묵직한 소리와 함께 검이 바닥을 내리찍었고,
그녀는 아슬아슬하게 피했지만 넘어져서 바닥에 쓸렸다.
드레스가 엉망이 되고, 치맛자락이 그의 검에 걸려있었다.

"모른 척 시치미 떼지마. 얼른 네 검을 들어.
양손에 다시 검을 들고서, 어디 한 번 또 날뛰어봐!!" -카엘

양손이라는 말에 그녀는 의문을 가졌다.
양손? 그렇다는 건 검이 두개라는 얘기인데, 내 껀 하나잖아.
그렇게 생각하다가 어떻게든 벗어나야한다는 것을 깨닫고서
그의 검에 걸린 치맛자락을 찢어 달아났다.

"큭......!"

뒤에서 들려오는 쿡하고 짧게 웃음짓는 소리에 소름이 돋았다.
그녀는 그렇게 달렸고, 또 달렸다.
넘어질 때 발목을 삔 건지 속도가 나질 않자 떨기 시작했다.
이러다가 정말 죽는 것은 아닐까. 정작 피해야했을 사람은
세바스찬이 아니라, 이 자였어.
그렇게 혼란에 휩싸여 도망쳐보지만,
그마저도 소용이 없을만큼 그는 너무나 빨랐다.
내 앞에서 씨익 웃으며 그렇게 말하는 그.
이내 바람이 한 번 일었고 새하얀 깃털이 그녀의 볼을 스치고 지나갔다.
그와 동시에 구름 뒤의 달이 다시 모습을 드러내 달빛이
이 아래를 환하게 비추었고,

"어딜가시나?" -카엘

달빛 아래 드러난 그의 모습은 너무나 새하얗게 빛났다.
그리고 펄럭이는 소리와 함께 그의 등 뒤에서 그 처럼 새하얀
날개가 그녀를 감싸 도망가지 못하도록 가둬버렸다.

소름끼치도록 환하게 빛나는 그의 하얀 머리칼과 깃털,
그리고 차갑고 싸늘한 청안에

모든 것이 달 아래 숨을 죽인다.

그 집사와 메이드, 비밀(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