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저택에서 지낸 지 대략 일 주일.
하루 만에 느낄 수 있었던 건, 이 저택. 돌아가는 게 영......
아무래도 세바스찬이 없으면 이 저택, 진작에 부숴졌겠지.
오늘은 세바스찬이 바쁜 관계로 내가 대신 도련님의
간식을 방으로 가지고 가고있다.
문을 두어번 두드리고 들어가자,
도련님은 뭐가 안되는건지 약간 짜증을 내면서도
내가 들어오자 싫어하는 눈치는 아니었다.
그는 그러더니 책상 앞에 앉았다.
"도련님, 뭐하세요."
"............숙제." -시엘
숙....제?
투정에 이어서 숙제까지.... 완전 귀여웟....!
도저히 웃음을 참을 수가 없.....드악......
".......그만 웃어라, (-)." -시엘
"풉.....죄...죄송합니다아......"
도련님은 한숨을 한 번 내쉬고는 내 손을 보고는 말했다.
"(-), 그건 세바스찬의 장갑인데." -시엘
아. 생각해보니 아직도 돌려주지 않았네.
아까 메이린과 설거지 하던 도중 메이린이 떨어뜨려 깨진 접시조각을
치우다가 손을 좀 베어서..... 다른 곳에 상처가 닿으면
쓰라릴거라면서 자신이 쓰던 장갑을 빌려주었다.
"아, 제가 접시에 손을 좀 베어서
아프지 말라고.......어...어래?"
나는 장갑을 벗어보았다. 벌써 거의 아물었어.
이 장갑의 효능? 뭐지.....?
희한하네...... 세바스찬이 약을 발라준 기억은 없는데....
"그나저나 별일이군.
세바스찬은 내가 준 것은 남에게
잘 주지 않는데........" -시엘
"네? 뭐라구요?"
"아무것도 아니다." -시엘
목소리가 작아서 안 들렸어.... 도련님은 그러더니 다시 숙제를 했다.
세바스찬이 시킨거겠지....
근데. 생각해보니 세바스찬, 장갑 벗었을 때......
"그런데 도련님. 세바스찬 혹시 손 다쳤어요?
장갑을 벗었을 때 무슨 붉은 점이 있었...."
"잘못본거겠지." -시엘
"아니, 꽤 큰 원 모양으로 무언가가..."
"잘못본거라니까." -시엘
에이씨..... 이거 원 서러워서 어쩌겠냐고.
뻘쭘해져서 나는 화제를 돌렸다.
"그런데 도련님, 세바스찬의 이름은
누가 지은거에요? 무슨 개 이름 같...."
"그만 물어라. 숙제 하는거 안보이나." -시엘
"죄송합니다아......."
하아......역시 보통 아이하곤 다르다 이건가.
분명 이렇게 된 이유가 있을 것 같은데......
혹시 부모님을 어린 나이에 잃어서? 그것도 아니라면 대체....
".......개 이름 맞아. 죽은 내 개 이름으로 지어줬다." -시엘
그러면서도 끝까지 대답은 해주신다.
나는 베시시 웃으며 도련님 옆에 서있었다.
그런데 그나저나 왜 하필 개 이름.....?
나는 도련님이 하는 것을 보았다. 흐음......이건 아시아의 문화인가.
근데 난 어떻게 아는거지. 나 대체 예전에 뭐하는 사람 이었던 걸까.
아니 뭣보다 지식은 그대론데 왜 기억만.....
"도련님, 거기부분에서는 이렇게 쓰는게 맞습니다."
"네가 어떻게 아는거지?" -시엘
그러게요. 저도 그게 궁금합니다요.
이거....나중에 병원을 가던가 해야지.
"저야 모르죠. 잊으셨어요? 전 기억상실에 피투성이였고
절 구해준 구원자가 이 저택 사람들이잖아요."
"그랬지.........그럼 앞으로 내 수업은 네가 맡아라.
물론 아는 것만." -시엘
"아니 저도 바쁘......."
"대신 내가 수사를 다니거나 할 때
데리고 다니면서 기억 찾는 걸 도와주지.
세바스찬이 수업을 안하는 대신 네 잡일도 줄여줄지도 모르겠군." -시엘
"....지 않습니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넘어갔다. 잡일 줄어드는거에 너무 혹했어.....
내가 말하자 도련님은 펜을 잠시 내려두고서 씨익 웃어보였다.
"그래. 넌 이제부터 정규직이다.
세바스찬 다음으로 가장 믿음직하군."
"과찬이십니다. 도련님은 마치 저에게 'savior' 같은 존재네요."
내 말에 도련님은 펜을 내려놓고서 표정을 조금 굳히셨다.
"savior.....구원자라......
나쁘진 않지만 내게 맞는 명칭은 아니군.
난 그렇게 구세주같은 존재가 아닌
뒷세계 일을 도맡아하는 번견인데 말이지." -시엘
"기...기분나쁘시다면 철회하겠습니다.....!"
"아니다. 솔직히 말해서 괜찮아. 그럼 이제 수업을 진행해." -시엘
저 도도하고 후광이 비치는 미소를 보라.
진심어린 미소가 아닌 연기라는 건 알겠지만
그래도 왠지 모르게 내가 믿음 받고 있다는 생각이들었다.
그래서 씨익 미소가 지서졌다.
"Yes, my savior."
그런 생각에 아까의 걱정은 없어진 듯 했다.
그렇게 저택의 대문을 통과해 마차하나가, 손님이 들어오고 있었다.
내가 모르는 그 사이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