名前:흑집사(黑執事)

그들과의 티타임3번 째

Yes, my lady

모든 것이 초록빛인 어느 숲 속. 그 숲속에 울려퍼지는
어느 종류 모를 새의 소리가 내 귀를 간지럽혔다.
따뜻하다. 나뭇잎 사이로 내려오는 햇빛에 눈살을 찌뿌린다.

"으음..........."

눈을 떴을 때, 나는 잔디밭 위에 누워있을 뿐이었다.
옷은 그저 얇은 하얀색의 원피스. 머리색은 검정색.
옆의 샘물에 비추어지는 내 얼굴. 검은 눈동자.
여긴 어디일까.
너무나도 푸르른 초록빛과 너무나도 밝은 햇빛에
나 자신의 존재까지 혼미해지는 듯 했다.

"정신이 들어요?" -???

그렇게 혼자서 멍하니 있던 그 때, 낯선 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렇게 내가 누워있는 채로 정신을 차리는 동안
누군가가 내게 말하는 소리가 다시금 들려왔다.

"누구........."

"앗....! 아직 움직이면 안되요. 지혈은 됬지만 아직 상처가......" -???

무거운 몸을 일으켜 앉자 내 옆에 실핀을 여러개 꽂고서
걱정스럽게 쳐다보는 노란머리에 밀짚모자를 든 아이가 있었다.
그닥 나이 많아보이지 않는. 앳되어보이는 소년.
잠깐. 상처? 다쳐? 나는 그제서야 내 몸을 제대로 살폈다.
정말이다. 곳곳에 붕대가 감겨있고 온몸이 뻐근해.

'어라? 내가 왜 다친거지?'

아니다. 내가 내 자신에게 하려던 질문은 이게 아니다. 정확히는.....

"저.....어디 아파요?" -???

"여기가.....어디죠.....?"

내가 왜 여기 있는지. 난..........

'누구지?'

아무것도 기억나는 것이 없었다. 내 고향, 내 국적, 심지어는 내 이름조차도.
그리고 내가 이렇게 크게 다친 이유도.
그런데 이 소년은 누구지? 대체 왜 날 구해주는거지?
아니. 아무래도 좋아. 대체 나는 누구지? 왜 이렇게 있는거지?
그런 나를 의아하게 보던 소년이 말하였다.

"여긴 저희 도련님 저택의 근처 숲이에요.
그 보다 우선 저희 저택으로 가요. 상처가 심해서 치료를 해야겠어요." -???

약간 앳되 보이는 노란머리에 실핀을 꽂은 소년은
그대로 나를 안아들었다.

"읏........!"

그 소년이 내 다리에 난 상처를 고려하여 안아들었지만
역시 꽤나 고통이 느껴졌다.

"괜찮아요?" -???

소년의 물음에 나는 힘겹게 고개를 두어번 까닥였다.

"안 무......거워....요......?"

대략 16살 정도 되보이는데..... 안 힘드나........

"걱정마세요! 이래뵈도 정원사 치고 힘이 너무 세서 탈이니까." -???

나는 자신만만한 그의 말에 아무말없이 고개를 푹 숙였다.
그런가. 그나저나 대체 왜 이렇게 된걸까.

'............모르겠다.'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 기억나는 거라고는.......
쓰러지기 전에 봤던 것 같던 아주 환한 빛 뿐.
보통 기억상실이라면 기억을 잃는 것 뿐만 아니라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그런데 왜 나는. 내 존재만 기억을 하지 못하는 거지?
저택, 숲, 정원사. 그런 것들이 무엇인지는 잘 알고있어.
그럼 대체, 나는.........

"저기 저 저택이에요." -???

"아.........."

우선은 이 흐름에 몸을 맡기자. 기억나는게 없다면......

'앞으로 만들어가면 되는거야.'

그렇게 잠시 눈을 감고있던 나를 바람이 깨웠고,
그렇게 눈을 떴을 땐

"아, 저기에요." -???

꽤나 으리으리한 저택이 눈에 들어왔다.

그 소녀, 첫 만남(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