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하늘은 푸르고 구름이 조금 있기는 하지만,
더할 나위 없이 너무나 좋은 날씨다.
그런 하늘아래에 보이는 큰 저택의 입구에서, 그녀는
괜찮다고 했지만 피곤할거라면서 자신들만 가겠다고 하는
시엘과 세바스찬이 보였다.
"그럼, 다녀오도록 하지." -시엘
"다녀오세요, 도련님."
"저택을 잘 부탁합니다, (-)." -세바스찬
"걱정마세요! 헤헤....."
그녀가 헤실헤실 웃으며 손을 흔들자 두 사람도 미소짓고는
등을 돌려 마차를 타고서 밖으로 향했다.
다그닥거리는 말발굽의 소리가 멀어져가고, 그녀는 그 미소를
그대로 유지한 채 뒤에 있는 이들에게 말했다.
"자, 그럼 모두 시작해볼까요?"
"저기....오늘따라 기분이 좋아보이는 건 내 착각인가?" -바르드
착각아닐걸요. 바르드는 그러더니 이내 멋쩍은 듯 웃어보인다.
"그럼 우선 청소부터....."
그녀가 팔을 걷어붙이자 모두들 우르르 와서는 말린다.
다친 지 그리 오랜시간이 지나지도 않았는데, 무리한다고 생각하는걸까.
그녀는 한숨을 내쉬며 허리에 손을 얹었다.
"왜 막는거에요? 다들."
"그게....요즘 피곤하게 했으니까
오늘만 좀 쉬라는 차원에서....." -피니
"그래도 일은 해야지."
세 명이서 동시에 그렇지만.... 이라는 표정으로 쳐다보자
그녀는 할 수 없다는 듯 한숨을 내쉬었다.
"그럼.....사올게 있어서 그러는데
7시까지만 나갔다와도 될까요?"
"넵! 걱정마세요!" -피니
피니는 그녀가 검을 사러 간다는 것을 이미 눈치챈 모양이다.
랄까, 애초에 그녀의 검을 부순 것도 피니였으니까.
지금 시간이 11시....... 7시까지 8시간.
뭐, 별 일 있겠어? 그녀는 그렇게 가볍게 생각하며 씨익 웃었다.
"고마워. 그럼, 7시까지 올게요."
"다녀오세요~" -피니
그녀는 그렇게 또 다시 오늘 하루를 시작했다.
우연히 좋게 시작되었다.
하지만 이것은 우연이 아니라 그녀가 만들어낸 결과.
그래서 더 떳떳하고 당당했다.
'꿈이라면 좋겠지만.......'
어제 일로 아직 조금은 혼란스러움이 가시지 않은 듯 했다.
책이나 이야기 속에나 존재하는, 허구 속의 자들.
분명 그렇게 생각했지만 지금 이것은 현실이다.
'꿈이 아니어도, 상관은 없어.'
멈춰있던 나와 먼저 나아가던 그들의 거리는 좁혀지고,
어느덧 나란히 길을 걷고 있다.
그런 생각에 그녀는 피식 웃으며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오늘따라, 하늘이 너무 맑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