名前:흑집사(黑執事)

그들과의 티타임3번 째

Yes, my lady


"이런....인질극이라도 하시겠다?" -시엘

드루이드 자작은 시엘 팬텀하이브의 말에 잠시 주춤하더니
밧줄에 묶여있는 날 끌고 바로 옆의 발코니로 갔다.

"으앗.....!"

"오...오지마! 안 그러면......" -드루이드

금방이라도 떨어질 듯한 아찔한 상황.
드루이드 자작은 공포로 인해 눈에 뵈는게 없는 상태다.
그렇다는 건 정말 위험할 수도 있어. 2층 높이.....
머리만 안 부딫히면 살 수는 있겠지만......
그렇게 내가 생각하던 그 때, 시엘 백작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한 마리의 피앙새가 도둑까마귀 인지도 모르고 속아넘어간
녀석 주제에........." -시엘

시엘이 말하자 드루이드 자작은 살짝 흠칫했다.
그러더니 시엘은 낮은 목소리로 나지막히 말했다.

"인질조차도...그 마저도 소용없다는 걸 알면서도
그럴건가, 드루이드 자작? 너무 구질구질 한 건 나도 질색이야." -시엘

저 말이 어째서 나는 저렇게 슬프게 들리는 걸까.
보인다. 저 아이의 마음에 난 상처. 왠지 그런 것 같다.
대체 예전에 무슨 일이 있었길래 저렇게 까지 싸늘하게 식은 걸까.
보통 아이의 눈도, 웃음도 아니다.
그나저나 드루이드 자작이 크게 동요하고 있다.
그렇다는 건, 어쩌면.....

"흐읍.......!"

"큭!" -드루이드

다리는 묶여있지 않았기에 나는 그대로 자작이 당황한 틈에
그를 밀어 옆에 있던 벽으로 밀었다. 그것도 아주 세게.
땡그랑하고 칼이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가 울려퍼진다.
나는 자작이 정신차리지 못하는 사이 그가 떨어뜨린 칼을
발로 밟아 그대로 발을 밀어 발코니 밑으로 칼을 떨어뜨렸다.

"이게......." -드루이드

순간 눈 앞이 번쩍 빛났다. 짜악하고 울려퍼질 소리.
제대로 뺨을 얻어맞은 나는 그대로 쓰러졌다.
바보같은. 날 때릴 시간에 도망을 갔으면 살 수 있었을 것을.

"윽.......!"

"별 것도 아닌게....." -드루이드

나는 아슬아슬하게 난간에 걸쳐서 떨어지진 않았다.
그...그래도 조금, 아니 많이 위험한데.
이렇게 있다가는 정말로 떨어질 것만 같았다.

"세바스찬. 언제까지 구경할 거지." -시엘

그 때, 녹색머리에 안대를 쓴 아이. 시엘의 목소리가 들렸다.
나는 난간 바깥쪽까지 상체가 고꾸라져있었기에 모습을 볼 순 없었다.
아니 그나저나 구해주러 온 거 아니었어요?!

"죄송합니다. 저 레이디의 행동이 너무 당돌해서....
한 눈을 팔고 말았군요." -세바스찬

네, 네, 죄송합니다. 조금 왈가닥해서.
그래도 난 목숨의 위협을 느꼈거든요.
그러니까 빨리 나 좀 구해달라구요....!
모르겠다. 그들이 날 구하러 온 게 아닐지도 모르지만
나도 모르게 그들이 구해줄 것 이라고 어느샌가 생각하고 있었다.
그 누구도 믿지 않겠다고 했던 주제에......
그러던 찰나, 그 아이의 단호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세바스찬." -시엘

그리고 잠시 뒤, 세바스찬이란 남자의 목소리가 방 안에 울려퍼졌다.
씨익 웃는 그 미소의 왠지 모를 섬뜩함이, 보이진 않지만
등 뒤를 타고 올라오는 듯 했다.

".....Yes, my lord." -세바스찬

그와 동시에, 무언가가 바닥에 떨어지는.
아니, 박는 둔탁한 소리와 진동이 느껴졌다.
드루이드 자작이 어느새 그 남자에 의해 쓰러져있었고,

"어? 어? 어어어어엇!!"

그 진동 때문인지, 나는 점점 몸이 난간 아래쪽으로 쏠렸다.
이대로 가다가는 떨어진.....

"꺄아아아아악!!"

결국 아래로 떨어져버렸다.
이대로 아래로.... 점점 아래로.....
그렇게 바닥에 닿으면...엄청 아프겠다....
그걸 알기에 입에선 비명밖에 나오지 않았다.

"으아아아아-!"

이게 뭐야. 기억도 잃고, 애써 찾은 일자리는 개판이고,
이제는 아예 죽거나 또 크게 다치게 생겼잖아.

........최악이다. 정말.

그 둘의 등장에, 다시금 숨을 삼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