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시각, 오후 7시 30분 쯤. 저녁식사가 끝난 시간.
밖이 꽤 어두워 졌는걸..... 하필 저녁에 날도 어두운데.....
선별시간은 8시. 밤에 시체를 처리하기가 수월하다...이건가?
"이제 조금 있으면.....시작이겠군." -시엘
"네, 도련님."
최대한 빨리 끝내고 돌아가고 싶다. 온 몸이 부서질 듯 힘들다.
이렇게 아름다운 보름달이 뜬 날 밤에 피 냄새를 맡고 싶지 않다.
그런데.....어째서 나는 이런 잔혹하고도 끔찍한 일에도
그렇게 겁을 먹지 않는걸까.
생각났다. 내 원초적인 목적.
어느순간 나도 모르게 팬텀하이브 가에 물들어버렸나보다.
난.....누구지. 누구길래 사람이 죽어나가는데도
그렇게 큰 느낌은 오지 않는거지?
'마치 내가 사람을 죽이고 다니기라도
한 것 같잖아.'
그런 갖가지 생각에 심란한 표정으로 있자, 도련님이 물어왔다.
"(-), 어디 아픈건가." -시엘
"아니에요 도련님....그냥....."
나는 저번 연습 때 다쳤던 팔에 묶인 붕대를 풀었다.
생각해보니..... 그 때 세바스찬에게 고맙다는 말 한마디도 못 한 것 같다.
아니, 못 한게 아니라....
'안 한 거야.'
그가 치료를 어떻게 한 건지 상처는 거의 아물어있었다.
베인 상처라 그리 쉽게 아물진 않을텐데.
'내 마음에 생긴.....왜 생겼는지는
모르겠지만 욱신거리는 상처처럼.'
언제부턴가 나도 모르고 가슴 한 쪽이 시리고 갑갑하다.
또한 동시에....
'뜨겁고 빠르게 뛴다.'
뭘까 이 느낌은. 그리고 한 가지 더 의문인게 있다.
'왜.......?'
왜 나는, 오히려 다른이보다 나를 못 믿고 있는거지?
그리곤 이내 부엌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