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듣고있어?" -엘리자베스
"네? 네."
"그럼 이제 네 얘기 좀 해봐. 계속 나만 말하잖아." -엘리자베스
아니 아가씨가 너무 많이 말하셔서 제가
끼어들 틈이 없었던 것 뿐입니다. 라고 말하고 싶은 나였다.
그래봤자 딱히 할 얘기도 없어서......"
"에이~ 정 없으면 고민이라도 말해봐." -엘리자베스
고민.....이라. 있지. 있어. 그것도 아주 많이.
난 왜 기억을 잃은거지? 대체 이 저택의 사람들과
언더테이커의 정체는 뭘까? 그리고 계속해서 아른거리는 그 빛은?
무엇보다도 대체 세바스찬에 대한 내 감정은 뭐지? 단순한 연민?아니면 동질감?
아아, 머릿속이 혼란스럽다 못해 터져버릴 것만 같아!
"으으음........"
"(-)? 대체 그 몇 초동안 무슨 생각을 했길래......
역시 고민 있구나. 말해봐. 이 엘리자베스 아가씨께서
친히 들어주실테니까." -엘리자베스
것보다 나 지금 어린 애를 데리고 왜 인생상담을......
여튼 뭐부터 물어보지? 최대한 쉬운걸로.....
'쉬운거라면......그것 뿐인가.'
나는 숨을 한 번 내뱉고서 고개를 푹 숙인채 그저서야 입을 떼었다.
"아가씨...... 감정에 대한 것 하나만 물어봐도 될까요...?"
"응. 어서 해봐." -엘리자베스
나는 쑥스럽고 또 부끄러운 나머지 고개를 숙인채 치맛자락을
손으로 만지작 거리며 말했다.
"그게....저도 잘 모르겠는데.... 저도 모르게 누군가가 자꾸 생각나고,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하듯이 아프고,
그리고 그 사람 앞에만 서면 심장이 미칠 듯이 뛰어요.
마치 어서 잡으라는 듯이......."
바보. 뭔지 잘 알잖아. 그런데도 왜 묻는거냐.
왜 더 확실하게 하려고 하는거냐고.
"꺄아~ 역시 (-) 누구 좋아하고 있구나~?" -엘리자베스
"그...그건 맞지만..... 뭐랄까....조금 달라요."
내 말에 꺅꺅거리며 흥분하던 아가씨는 행동을 멈추었다.
"에? 어째서?" -엘리자베스
"단순히 사랑한다는 그런 감정이 아니에요.
마치 무언가가 끌어당기는 느낌이랄까....
분명 좋아하긴 하지만, 그것 뿐만은 아닌 것 같아요."
그래서 더....복잡해지는 걸까나. 너무 어려워.
차라리 단순하게 사랑하는거면 좋겠어.
무언가 마음 한 구석이 찜찜해. 아니라고. 그런 단순한
사랑, 연민 따위가 아니라고 몸에서 외쳐.
"어렵네......그래서? 상대는 누구?" -엘리자베스
"그게 그러니까....하하하..... 걱정마세요, 도련님은 아니니깐."
절대 말 못하지. 그렇고 말고. 이 아가씨,
왠지 도련님한테 다 말할 것 같아. 절대로 안돼에에에!!
"세바스찬이지?" -엘리자베스
그 순간 나는 굳어버렸다.
"아, 아니에요.....!"
뭐야 이거 무서워. 이 아가씨 이런 면으로는 촉이 좋네.
여자아이라 그런가.... 도련님과는 또 다른 예리함.
아가씨는 씨익 웃으며 말했다.
"에에~ 맞네, 맞아. 그런데 어쩌지.....그렇게나
좋아하는 사람한테 받은 검을 내가 부숴서....."
"아니라니까요....! 그 검은 애초에 도련님이 주신거고......
내...내일 다시 검은 사러 가면 되요.
도련님이 내일 세바스찬이랑 약속이 있어서 거래처에 간 동안
몰래 갔다오면 돼요."
저번처럼 그런 일은 없었으면 하지만.
그래도 도련님이랑 세바스찬이 준 검을 망가뜨린 걸 들키면....
내가 쪽팔려. 몰래 비슷한 거 사와서 바꾸자.
"헤헤....내가 세바스찬이랑
똑같이 검정색 드레스 해주길 잘했네." -엘리자베스
"아가씨.....! 아, 좀.....!"
"알았어, 알았어. 그럼 검 값은 오늘 저녁에 몰래 줄게.
그리고......." -엘리자베스
아가씨는 침대에서 일어나 방을 나서며 장난스럽게 웃어보였다.
느낌이 안좋아. 매우 많이.
"널 위해 시엘은 내가 잡고 있을테니
네 낭군님이랑 즐거운 시간 보내~" -엘리자베스
"아가씨! 잠ㄲ......"
하지만 아가씨는 이미 방을 나가
복도를 달려 도련님의 방으로 간 뒤였다.
"나 어쩌라고......."
나는 깨달았다. 후회해 봤자 이미 늦었다는 걸.
후회할 수록 이미 시간은 다가오고 있다는 걸.
그런데도 그와 나의 차이가 명백하다는 것은, 왜 깨닫지 못했을까.
.......바보같이.
[그 집사와 메이드, 비밀]
[To be continue.....]
귀여울 법도 한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