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이린
저녁 식사가 끝난 뒤 정리를 하던 그 때,
주방 쪽에서 메이린이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또 무슨일을 만든 건 아니겠지.
아니, 이미 그랬을거라 생각하니까 제발 큰일만 아니길.
그렇게 빌며 주방에 들어가자 보이는 것은.
"죄... 죄송해요....." -메이린
주방이 물바다 이다.
괜찮아. 이 정도면 수습할 수 있다.
나를 보며 울상짓는 메이린을 보다가
괜찮다고 등을 토닥여주며 우선 나가게 했다.
"안 그래도 어제 도련님 부탁으로 어딜 좀
날아갔다 와서 힘들어 죽겠는데......"
문 밖을 보고 다시 안으로 들어왔다.
지나가는 사람도 없고 발소리도 안들리니 괜찮겠지.
바닥에 쭈그려 앉은 채 불을 피워 조금씩 물을 증발시켰다.
한꺼번에 확 했다가는 화재 위험도 있고,
뭘 건들였다가 큰일이라도 나면 안되니.
"피곤해......."
인간들이 가지는 당연한 욕구가 천사나 악마에게는
없는게 사실이고 나도 또한 그렇다.
하지만 피곤한 건 어쩔 수 없다고.
특히 나처럼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는 쪽은.
그렇게 궁시렁 거리던 그 때,
"(-), 여기 있는....." -시엘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순간 집중이 깨져서 불의 크기를 조절하지 못했고
주방을 태워버릴 정도는 아니지만 조금 큰 불이 나서
무언가가
끊어지는 소리가 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