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파랗게 가라앉은 눈이 어둠 속에서 번뜩였다. 벽에 박혀버린 막대기를 빤히 바라보던 카무이가 이를 빠드득 갈았다. 침묵이 가라앉은 방 안에 섬뜩한 소리가 날카롭게 울러퍼졌다.

무언가를 고민하는 것처럼 날카로운 카무이의 눈이 서서히 가늘어졌다. 심해처럼 새파랗던 눈이 점점 차갑게 가라앉고 있었다. 차갑게 벼린 시선이 문을 향했다.

카무이의 눈이 점점 맹수처럼 변하고 있었다. 피비린내가 날 것만 같은 잔인하고 광기어린 미소가 카무이의 얼굴에 떠올랐다. 하루사메를 한 번 뒤엎고 제독의 자리까지 올라선 야토의 본성은 사라지지 않았다. 육식동물이 사냥감을 눈 앞에 둔, 지독한 포만감이 카무이를 휩싸았다. 잔혹한 미소가 떠오르며 카무이가 입꼬리를 비뚜름하게 틀어올렸다.

언제 그랬냐는 듯 카무이가 방싯 웃었다. 흥분에 취한 눈동자가 가늘어지더니 이내 호선을 그렸다. 그린 것만 같이 완벽한 미소가 카무이의 얼굴에 떠올랐다.

그 미소에서, 살기가 살풋 느껴졌다.

카무이의 방에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