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새 날파리가...."ㅡ오키타
위에서 아른거리는 밝은 갈색의 머리카락에 얼굴이 간질거렸다. 오키타가 내 허리에 두른 팔에 힘을 꽉 주는게 느껴져왔다. 작게 혀를 찬 오키타가 이내 무엇인가가 생각난 듯 씩 웃더니 다른 한 손으로 내 머리카락을 쓰다듬어 왔다. 머리카락 한올 한올에 오키타의 손길이 닿아 간지러웠다.
"인기도 많네요....누님.
어떡하지. 계속 이러면 불안한데."ㅡ오키타
호칭이 언제 번대장님에서 누님으로 바뀐걸까. 낮게 깔린 음성으로 내 머리를 쓰다듬어오는 오키타가 낯설게 느껴졌다. 심장께가 간질거렸다.
멍하니 서있는 남자를 흘깃 바라보던 오키타가 내 뒷통수를 휘어잡았다. 순식간에 자기 쪽으로 내 머리를 끌어당긴 오키타는 당황한 나와는 달리 여유만만한 모습이었다. 허리를 숙여 내 얼굴을 자기 얼굴 가까이까지 가져다댄 오키타가 낮게 웃었다.
"보는 사람도 많은데.
여기서 애정행각이라도 하면... 다시는 안 이러겠죠? 번대장."ㅡ오키타
얼굴과 얼굴 사이에는 반뼘 정도의 거리밖에 남아있지 않았다. 오키타가 몰아쉬는 숨이 너무 뜨거워서 갈피를 잡을 수가 없었다.
장미꽃다발이 툭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고 사내가 도망치듯 뛰어갔다. 그 모습을 본 오키타가 방긋 웃으며 꽃다발을 주워 툭툭 털더니 내게 내밀었다.
"가끔은, 이런 것도 좋네요."ㅡ오키타
소년의 실루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