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들었는데."ㅡ오키타


작게 중얼거린 오키타가 살금살금 안대를 벗었다. 날씨에 비해 꽤나 따뜻한 햇빛이 여자의 얼굴을 비추며 보드라운 솜털이 살짝 빛났다. 머리만을 책상 위에 올린 채 쿨쿨 자고 있는 그녀의 모습이 퍽 평온해 보였다.

바닥에 불편하게 놓여진 두 손이 눈에 띄인 오키타가 까치발을 들고 일어나 손을 들어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 다시금 시말서 위에 머리를 뉘인 오키타가 그녀를 빠안 쳐다보았다. 기다란 속눈썹이 눈꺼풀 밑에 그늘을 드리우고 있었다. 쿵 쿵, 점점 빨라지는 심장고동을 기분 좋게 느끼던 오키타가 책상 위에 올려진 왼손 위에 제 손을 덮었다. 서늘했던 손이 점점 따뜻해지던 것을 조용히 느끼던 오키타가 손깍지를 끼고, 엄지손가락으로 손등 위에 부드럽게 원을 그렸다. 이 공간 안에 온전히, 평온하게, 자신과 그녀만 있는 것만 같은 느낌에 오키타가 푸스스 웃었다.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ㅡ오키타
눈을 붙이고, 잠깐의 낮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