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드 신청해주신 '평바리'님 감사합니다.


"...또 무슨 바람이 분거야?"ㅡ카무이


자는 듯이 보였던 카무이가 툭하니 내뱉은 한 마디였다. 마치 베일 것만 같은 서늘한 그 말. 가벼운 기분은 아니었다. 피곤해졌다. 너야말로 무슨 바람이 분 거야, 카무이. 이미 기분은 하향세를 걷고 있었다.


"대답 안 해? 이제는 지긋지긋한데?"ㅡ카무이


바빠서 한동안 카무이와 제대로 된 대화를 한 적이 없었다. 그래도 시간 내서 겨우겨우 와줬더니만 한다는 멍멍이 소리가 이거라니. 사춘기 소년의 반항기냐? 중2병이냐? 이 쪽은 중2병이라면 한 명으로 충분하다고. 지금은 응석을 들어줄 기분이 아니었다. 수면이 부족해. 너무 피곤했다. 카무이 때문에 지금보다도 더 컨디션을 하락시킬 생각은 없었다.


"들어. 그리고 말 해. 아무거나 괜찮으니까 그 입 벌려서 말하란 말이야."ㅡ카무이

{"나 간다."}

"내 얘기 안 끝났어."ㅡ카무이


눈빛이 꽤나 서늘했다. 감았던 눈을 서서히 뜨며 이 쪽을 노려보는 카무이의 얼굴은 살기로 가득했다.

그것보다, 내가 그런 거에 끄덕할 듯 싶냐?

카무이의 얼굴은 무시한 채 문을 열었다. 의자라도 날라와 부서질 듯 싶었지만 의외로 카무이는 가만히 있었다.
=한동안 무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