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려........"

아침 출근은 언제나 힘이 빠진다.
오늘은 의뢰도 없고.... 그냥 대기하고 있다가 명령들어오면
언제나처럼 개가 되는.... 아니 일하는거지 뭐.
그렇게 생각하며 복도를 걷던 도중, 익숙한 남자가
반대편에서 걸어왔....

"(-)양 ~!" -귀능

아니 뛰어온다. 뛰어와서는 헤실헤실 웃는 귀능.
서장님께 다녀오는 길인건지 손에는 자료가 들려있었다.

"늘 바쁘구나, 귀능이는."

"하하, 뭐.... 이제 출근한거에요?" -귀능

"응. 사실 늦잠자서 지각할 뻔했는데.....쌍둥이가 몰래 봐줬어."

내가 주위를 살피고서 그 말을 꺼내자, 귀능이는
어딘가 모르게 어두운 얼굴로 혼자 중얼거렸다.

"역시 그 세 사람도......" -귀능

뭐라는거야. 나는 귀능이를 불렀다.

"왜 그래?"

"아무것도. 그럴 때는 텔레포트라도 쓸 수 있다면 좋을텐데~" -귀능

귀능의 말에 순간 심장에 무언가 박힌 듯 했다.
하지만 애써 참고서 웃어보인다.

"하하.... 그러게......"

사실 나는 쓸 수 있는데.
모두에게 언제까지 이렇게 거짓말을 할 생각이지, 난?
언제까지 이렇게 들키지 않고 지낼 수 있을까.
만약 특기를 들켜서 지금 발현한거라 둘러댄다면
출처를 조사하려 들지도 몰라.

"(-)양." -귀능

"으, 으응? 불렀어?"

"무슨 일 있어요? 표정이 안 좋아보여서....." -귀능

"그냥 조금 피곤한 것 뿐이야. 걱정해줘서 고마워."

상관없다. 지금이 행복하니까.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어차피 주워담을 수 없다면,
난 그저 지금의 행복을 즐기면 되는거다.
그렇게 뭣도 안되는 자기합리화를 하며 오늘도 웃어보인다.

"그럼, (-)양도 같이 갈래요?" -귀능

"가다니? 어딜?"

"지금부터 오수 군에게 놀러갈 생각이거든요~" -귀능

오수? 그건 또 누구야.
아니 것보다 놀러간다는 건 또 무슨 말이고.
귀능이는 그저 웃으며 이미 내 팔을 잡고 끌고가고 있었다.

"자.....잠깐잠깐! 일은 어쩌고?!"

"괜찮아요. 서장님은 오수 군이라면 껌뻑 죽으니까." -귀능

그 한마디에 나는 입을 다물었다.
뭐야. 오수라는 남자가 서장님보다 강한 건가?
아니면 지위가 높은거야 뭐야?
아니면...... 서장님이 좋아하는거야 뭐야?

'오늘 일하기는 글렀군......'

그건 그것대로 상상이 안 가는데 말이지.
뭐 개처럼 일하는 것보다는 낫겠다 생각된 나는,
그대로 귀능의 뒤를 따라 중간에 합류한 나가, 사사, 혜나와
함께 꽃집인지 뭔지 하는 곳으로 향했다.

'꽃집이라.......'

그 날 이후로 식물에 관련된 것은 꺼리곤 했는데.....
그래도 이제는 괜찮아. 그렇게 자신을 다독이며
발걸음을 옮겼다.
선생님과 제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