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와......."
입구부터 잔뜩 피어있는 꽃에 입이 벌어졌다.
예쁘다..... 역시 꽃집이라 그런지 신기한 종들도 많다.
......근데 저 굴뚝에 빨간 꽃은 뭐야. 마○오에 나오는 꽃?
"그러고보니 (-) 누나는 처음 오는거죠?" -나가
"응. 좋은 사람들이겠지.....?"
"그러킨 하디망 그데고드 띠는 도디매." -사사
(그렇긴 하지만 그레고르 씨는 조심해.)
"그데고드가 뭐야?"
"여기있는 혼혈 경비원이야." -혜나
혼혈인 경비원? 그런데 왜 조심하라는걸까.
무섭게 생기거나 성격이 안 좋기라도 한 걸까.
딱히 그런 데에는 겁먹거나 하지 않는데 말이지.
그것보다 몇 배는 끔찍한 걸 봐왔으니까.
갑자기 툭 튀어나오지만 않으면 그렇게 까지 무서워하지는 않는다.
"누구세요~" -???
안에서 남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내 조금 큰 덩치인듯한 사람이 문에 가까워져왔고,
문이 열린 틈 사이로 빼꼼 얼굴을 내밀었다.
"어라, 처음 보시는 분이......" -그레고르
그리고 나는 갑자기 튀어나온 거대 바퀴벌레의 모습에
숨을 크게 한 번 들이켰다,
"헉......!"
내가 놀라하자 미안하다는 듯 슬금슬금 뒤로 간다.
처음에는 놀랐지만, 계속 보니 견딜만 하고.....
혼혈이니 깨끗할거고.... 상처.... 받았겠지.
"죄...죄송합니다!" -그레고르
「괴물.」고작 겉으로 본 것 만으로 단정짓는 인간을 얼마나 혐오해왔는지 모른다.
오히려 미안하다고 해오다니. 나보다 대단한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더욱 미안해졌다.
"저.... 많이 놀라셨....." -그레고르
뒷걸음질치는 그의 손을 빠르게 잡았다.
그 자신도 놀란 듯 했고, 다른 사람들도 꽤나 놀라보였다.
"당신은 잘못한거 없어요. 그냥 처음 봐서 놀란 것 뿐이에요."
"아..... 제 손 잡으셔도 아무렇지 않으세요....?" -그레고르
"괜찮아요. 처음뵙겠습니다, (-) 에요."
나는 활짝 웃으며 인사해보였다.
내가 벌레를 좋아하기 때문, 내가 미안하기 때문이 아니다.
같은 상처를 앓았다면, 그에 대한 치유는 서로해야겠지.
내가 해줄 수 있는 데까지는 다른 이들도.
그레고르는 우물쭈물거리다 내 손을 두 손으로 꼬옥 잡았다.
내가 아무렇지 않게 있자 고개를 푹숙여버린다.
"역시 누나는 천사에요......." -나가
"당연하지! ....라곤해도 정말 천사네." -혜나
"나도 그더케 생가케......" -사사
(나도 그렇게 생각해......)
"확실히 여자애치곤 대단하긴 하군." -다나
"어라? 설마 지금 우는 건 아니죠?" -귀능
"아뇨... 감사합니다....전 그냥 편하게 불러주세요, (-) 씨." -그레고르
우리는 어서 들어가자는 그레고르의 말에 안으로 우르르 들어갔다.
오수라는 사람이랑 두명이 더 있다고 했던 것 같은데....
전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인사는 확실히 해두지 않으면....
그런데 뭐하는 사람들이라고 그랬더라?
"어서오세요." -오수
그 때, 키가 조금 작고 여려보이는 파란 머리와 눈동자를
가진 남자가 이쪽으로 걸어와선 인사했다.
파란 머리에 눈동자..... 예전의 나보다는 눈동자 색이 연하다.
"오...오수야, 안녕......" -다나
그 순간 바뀌는 서장님의 표정과 태도.
.....뭐야 이거. 업데이트 오류인가요?!
저렇게 소녀같은 얼굴도 할 줄 아셨던 건가.
내가 놀라서 멍하니 있자 귀능이 귓속말을 해왔다.
"아까말한 서장님이 껌뻑 죽는 사람이에요." -귀능
"하하.... 정말 그렇......"
귀능이와 얘기 도중, 누군가가 걸어오는 발소리에
고개를 들었을 때 나는 그대로 말을 잇지 못하고 굳어버렸다.
"어서와요." -일호
비록 머리모양도, 말투도 조금 다르지만.
멈춰버린 그 날의 기억으로부터 바로 튀어나온 듯한,
변함없는 그 모습에.
"그 쪽의 아가씨도, 처음뵙겠습니다. 어서오세요." -일호
그리고 그 미소에, 멈춰버렸다.
발걸음을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