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빌어먹을 영감탱이." -이호
많이 길었던 이야기가 끝나고 난 뒤.
선생님은 주먹을 꽈악 쥐며 그렇게 중얼거렸다.
그리고는 다시 울 듯한 표정을 짓다가 나를 말없이 안았다.
"미안.... 미안하다..... 눈치채지 못해서....." -이호
당신은 잘못한 것이 없다.
설령 있다고 해도 없는 것으로 내가 만들 것이다.
당신이 내가 당신을 죽이게 만든 것은 괘씸하지만,
나를 잊지 않고서 나를 위해 이렇게 해주는 것에
고맙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죠.
".....사과할거면,"
그러니, 더 이상 울지 말아요.
"억지로 이런 힘을 준 걸 사과하라구요."
나는 아까 내가 실수로 할퀴어 난 그의 상처를 손으로 쓸었다.
힐링. 당신이 내게 준 또 하나의 특기.
"그나저나 안 이상해요? 눈 색은 특기를 쓰면 돌아오지만,
머리색도.... 눈도 이젠......."
변해버렸으니까.
내가 시무룩한 표정으로 머리카락을 꼬고 있자
그 머리카락을 손으로 빗어내리며 말하는 그다.
".......예뻐. 그러니까 그런 표정 짓지마." -이호
그 말에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잠시 뒤 그도 조금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계속 숨길거야?" -이호
"할 수 있는데 까지는. 아직 과거를 얘기하긴 조금 무섭거든요.
오빠와는 그냥 단순히 고아원에서 알던 사이랴고만 해둘게요."
"괜찮겠어? 나이프의 백모래는, 더 이상 네가 아는 오빠 백모래가
아닐지도..... 모르는데." -이호
알아요. 나도 알고 있어요.
하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는 걸.
"상관없어요."
그렇다고 해서 간단히 끊어버릴 사이였다면.
"살아만 있다면, 상관없어요."
그 날 내게 내민 손을 잡지도 않았다.
"설령 그 사람이. 아니, 오빠가 날 적이라 생각할지라도....."
그리고 오빠가 알려주었으니까.
"내가 아직 기억하니까."
누군가가 진짜 모습을 기억해주는 한
사라지지 않는 것이라고.
"나는 아직 그 나날들을 잊지 않았으니까."
과거의 기억이 괴롭힐 때 날 도와줄 주문.
「넌 그냥 너야.」
"......나는, 그냥 나니까."
그것을 알려준 것도 그 사람이니까.
"이제야, 조금은 당신과 나란하게 걷네요."
선생님을 올려다보고서 눈을 마주하고, 웃어보인다.
선생님도 처음에는 울 것 같은 표정이었지만 이내
내게도 마주 웃어주었다.
당신은 내게 자신은 천사같은게 아니라 말했는데.
"기억해줘서, 그리고 날 살게 만들어줘서 고마워요."
지금 내 눈에 비치는 당신은 마치,
"이호."
천사-
[선생님과 제자]
[Fin]
당신에게. 무너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