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적이 흐르는, 그 방 안에서.
이호의 질문에도 아이는 그저 멍하니 있다가 손에 든 무언가

를 이호에게 줄 뿐이었다.

"이건......." -이호

통이었다. 그것도, 물과 내장이 함께 들어있는 통.
이호 자신이 가지고 있는 내장들처럼 통에 담겨있는 걸,
난데없이 어린 꼬마가 내미니 정신이 없었나보다.
이호가 아이와 내장을 번갈아보던 그 때, 아이가 입을 열었다.

"선물......."

"뭐?" -이호

그러더는 (-), 그 아이는 손가락을 들어 이호의 방 안쪽
진열장에 있는 통에 담긴 내장들을 가리켰다.

"선생님, 저런 거 좋아한다고......."

아아, 설마 이 녀석. 내가 내장을 좋아한다고 해서
선물로 이걸 가져온거야? 기특하긴 하다만, 대체 어떻게?
이호는 놀라있다가 아이의 상처를 살폈다.
아이러니하게도, 상처는 없었다. 그럼 이 피는, 왜?

"너 이거 어디서 났어." -이호

"....................."

아이는 더 이상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사람의 내장은 아니다. 이호는 이것이 어느 내장인지 알고있었다.
언젠가 (-)에게 내장에 대해 설명할 때 말한 적이 있었

다.

「봐라, 이게 제일 멋지지 않냐?」

「이상해. 선생님은 이런게 좋은 거야?」

「존댓말 쓰라고 해도 말을 안 듣네 진짜. 야생 늑대의 내

장이다.
어때. 멋지지?」

「..............조금.」


야생 늑대의 내장. 근데 이걸 어디서 구한걸까.
이호는 우선 진정하고서 그 통을 책상 위에 올려놓은 뒤
아이에게 갈아입을 옷을 주고서 우선 씻고오라 말했다.

"저 녀석은 이걸 어디서 구한 거야....?" -이호

아니 것보다 보통 어린 여자애들은 이런거 징그러워 하지 않

나?
아. 그건 별로 안 놀라운가. 부모 원수를 피떡으로 만든 꼬마니.
이호는 그러다가 (-)가 가져왔던 것을 다시 이리저리 보았

다.
아무리봐도 진짜다. 그것도 진짜 늑대의.

'만약 진짜로 늑대를 잡았다고 하더라도 어떻게....?' -이호

이호는 바닥에 떨어진 흙과 피를 우선 치웠다.
누가 보기라도 하면 곤란해질지도 모르니까.
그렇게 (-)가 선물이라며 어딘가에서 가져온 내장을 이리저리 구경했다.
이 내장 덕후. 찜찜하긴 해도 좋긴 한듯 했다.
그냥 내장이 피규어면 야생 늑대 내장은 프리미엄 피규어라고 느끼나보다.

".......그렇게 좋아?"

그러던 그 때, 어느새 다씻고서 옷을 갈아입고온 (-).
이후는 우선 그 아이를 의자에 앉힌 뒤 이야기를 해보기로 했다.
누구보다 날 가장 잘 이해해 줄 사람을 바라고 있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