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하늘에 드리우던 노을마저 서서히 밤에 먹혀가는 밤.

"오늘은 안 오는건가......." -이호

이호는 자료정리를 마친 뒤에 문쪽을 힐끔보았다.
그 아이는 다른 아이들과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다른 아이들이 아무리 다가가도, 혼자서 어딘가로 가버린다.
유일하게 대화를 하는 것은 이호가 있을 때 뿐이었다.

'........믿는...건가?' -이호

어쩌면 믿음받고 있다는 생각에 속이 간질거리는 이호였다.
그렇게 멍하니 있자, 한 아이가 들어왔다.
다친 모양인지 무릎이 좀 까져있었다.
이호는 그 아이를 치료해주었고, 이내 그 아이가 말했다.

"선생님. (-)는 어디갔어요?" -아이1

"(-)? 아아, 그 녀석은....." -이호

이호는 눈을 번쩍 떴다. 어디갔냐니?
그 녀석이 이곳말고 갈 곳이 어디있다는 거지?
이호는 놀라서 아이에게 물었다.

"없어...?" -이호

"네. 아침에 어디가냐고 물었더니 '이호 선생님' 이라고 말하고선
후다닥 달려가던데........." -아이1

뭐? 그렇지만 그 아이. (-)는 오늘 이 곳에 온 적이 없다.
이호는 잠시 생각하다가 우선 치료를 끝낸 아이를 돌려보냈다.
그는 더 이상 이 영감이 성가신 걸 주워왔다고만 생각하지 않았다.
어느 순간 그 아이를 걱정하고 있었다.

소장이 아무 생각없이 그런 말을 했을리가 없다.
신념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이 때까지 어떠한 짓도 해온 인물이,
고작 불쌍해보인다는 이유로 아이를 주워올리가 없다.
대체, 왜?

"음?" -이호

그렇게 잔뜩 고민하던 그 때, 귓전에 와닿는 노크소리에
이호는 문 쪽을 보았다. 이 시간에 누구지.

"......들어와." -이호

이윽고 문이 끼익거리는 다소 거슬리는 소리를 내며 열렸고,
흙이 밟히는 소리가 들려왔다. 누가 신발도 안 털고 들어는거야?
이호는 정리를 하다말고 짜증이 치솟아 고개를 들었다.

"(-)....?" -이호

입구에 보이는 것은, 푸른색의 아이.
하늘빛의 머리카락과 그 푸른눈을 지닌 아이가,
자신을 그 푸른색 안에 담고 있었다.
이호는 그 아이를 보고 놀랐다.

"너....!!" -이호

꽤나 후줄근한 모습. 머리른 엉망진창, 옷은 피와 흙투성이.
어디 전쟁터에 다녀오라도 한듯한 모습이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죽어있는 그 눈빛에 순간 느껴지는 것은


밤의 공기보다도 차가운, 싸늘함.



[Main Story : 천사와 꼬마]
[To be continued........]

그 무엇도 그는 알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