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괜찮습니다. 소년이 작게 웃어보이며 여자의 손을 한 번 잡으려다 손을 거두었다. 어느 새 아래 층까지 왔는지 소리가 가까이 들리는 것에 소년이 여자를 조금 더 밀어 냈다. 여기에 있다간 둘 다 들킵니다.
전 여기서 그들을 막겠습니다. 그럼 하나, 둘, 셋. 하면 같이 나가는 겁니다. 여자가 고개를 끄덕였다.
소년은 평소의 여자에게 자주 지어주던 미소를 지었다. 무슨 감정일지 모를 감정이 밀려 들어왔다.
소년은 더 이상 평소의 미소를 짓지 못 했다. 심장을 움켜 쥐고 죽을 듯이 기침을 하고 싶은 욕구가 소년에게 물 밀 듯 쏟아져 들어왔다. 소년은, 그럴 수 없었다.
눈 앞의 사람에게 나약한 모습을 보인다면 남을 것이 분명 했다. 그것만은 안 돼요. ── 죽는 것은,
" 저 하나면 충분합니다. "
차근차근히 소년은 여자에게 경고했다. 마지막 자신의 예의였다. 절대로 뒤 돌아보지 마세요.
숨이 턱 끝까지 차올라와도 도망치세요. 위험합니다, 돌아 보지 마세요. 발 걸음이 무거워도 걸어 가 주세요. ── 그 때 쯤, 제 모습은 없을 겁니다. 쓰게 웃으며 생각한 소년이 곧 여자의 이마에 살며시 입을 맞추곤 떨어졌다.
죽을만큼 아파도 혼자서라도 살아가 주세요. 그럼 가겠습니다. ─하나. 여자가 드디어 울기 시작했다.
그저, 사랑했을 뿐인데. 우리는 어째서 이렇게. ─둘. 여자의 목소리가 흐느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여자에게 포기해선 안 된다고 말 했다. ─셋. 미안합니다. 도망쳐요! 말한 소년이 자신과 여자가 숨은 곳의 뒷문을 열었다. 소년이 손을 흔들며 인사했다. 절 대 멈 추 지 마 세 요. 소년이 마지막으로 할 수 있는 말이였다. 넌 내가 지킵니다.
놀란 듯이 눈을 크게 뜬 여자가 소년에게 장난하냐며 소리 쳤지만 소년은 웃으며 말 했다. 제가 할 수 있는 마지막인 걸요. 전 지킬 수 있어서 기쁩니다. 여자는 당황한 듯 얘기했다.
" 장난, 장난이지 소고 …? 말 해 봐, 장난이라고, 제발 말 좀 해 봐!!! "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소년은 여자의 손을 꼭 잡아주곤 손을 뗐다. 제가 지킬 수 있는 것은 별로 없습니다.
사랑합니다, 누님보다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 소년의 손이 떨리려 하는 것을 여자가 붙잡았다. 떨지 마, 난 네 곁에 있어. 여자는 소년을 끌어 안았다. 흐르는 눈물이 넘쳐서 더 이상 멈추려 하지 않았다.
소년은 여자의 등을 몇 번 쓸어 준 후 어쩔 수 없다는 듯 얘기 했다. 둘이 숨어있는 방 밖까지 그 들의 소리가 들려왔다. 마치, 거짓말 같았다. 소년은 애써 여자에게 거짓말을 했다.
" 그럼 우리 약속해요. 하나 둘 셋하면 저기 뒤로 정말로 같이 나가는 겁니다. "
고개를 끄덕인 여자의 머리를 쓰다듬은 소년이 여자를 뒷 문 가까이로 세웠다. 소년도 뒤로 물러서는 척하며 섰다.
소년은 여자에게 미소지어 보이며 숫자를 세는 대신 앞 문으로 뛰쳐나갔다.
여자가 놀라 따라 나가기 전 앞 문을 닫혔다. 소년은 앞 문을 걸어 잠궜다. 방 문은 아직 열리지 않은 듯 했다. 소년은 눈을 감고 숫자를 세었다.
" 하나. "
문이 열릴 듯 쾅쾅 거렸다. 여자는 안에서 소년의 이름을 부르고 있었다.
" 둘. "
소년은 칼집에서 칼을 꺼내 들었다. 여자의 목소리가 차츰 줄어들며 우는 소리만 들리고 있었다. 문은 열리기 직전이었다.
" 셋. "
문이 열렸다. 여자는 놀라 문을 두드리려 했지만 소년은 크게 소리쳤다. ── 가만히 있어! 꽤나 큰 소리에 여자도 들어오던 사람도 멈췄다.
곧 여자의 팔을 끌어내는 사람에 여자가 놀라 사람을 올려다 보면 자신이 누구보다도 잘 알던 얼굴이 있었다. ── 긴? 남자는 여자의 머리를 거칠게 쓰다듬고는 뒷 문으로 빠져 나왔다. 여자는 울부 짖었다.
어째서, 너만 그렇게 감당 하는 거야? 대답은 없었다. 소년의 목소리가 여자에게 들리지 않았다.
온유 님 께서 빅스의 Sad Ending을 모티브로 이렇게 안타깝고도 아련한 팬픽을 써주셨습니다 :)♥
이 노래를 모르시는 분은 읽기 전에 한 번 노래를 들어보시고, 읽는 걸 추천해요. 저 때 당시의 소고의 심리가 더 와 닿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u.u
감사합니다 온유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