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소중히 대해줘”
“...”
내가 요즘들어 막 대한다는 신호의 투정일까, 아니면 사랑받고 아껴지길 원하는 귀여운 응석일까
아무래도 좋을 정도로 그에게 있어 그녀는 너무나도 귀한사람이었다.
살살 그녀의 왼쪽 뺨을 간질이는 자신의 손길에도 자신의 연인은 닳을 것 같다 느낄 만큼..
이렇게나 가까이 있지만 자신과는 정반대의 사람.
순백의 실크가운처럼 하얗고, 검붉은 때가 묻지 않은 그녀의 순결함은
매번 그를 다가오지 마라 겁주며 한 발짝 물러나도록 했지만 너무 섬세해서 조금만 잘못 건들 여도 와르르 무너질 것만 같아 더욱이 끌어안아 붙잡고 싶었다.
가까이 있어주길 바라지만 자신과는 정반대이길 원하는 사람.
비명과 칼부림과 총알과 그리고 검붉은 때를 품는 것은 자신만으로도 충분하니
그것이 그녀에게로 향한다면 대신 몸을 바쳐서라도 지키고 싶을 만큼 소중했다.
그가 아끼면 아낄수록 그의 적들에겐 좋은 먹이며 이를 이용해 언제든 저들이 그녀에게 칼을 들어낼지도 모르는 일이였기 때문에 그는 그만큼 사람을 베어냈다.
영락없는 살인마와 다를 건 없었지만 상관없었다.
하지만 그녀는 살인마인 자신을 나중 가서도 지금처럼 자신에게 소중해 대해 달라 말할까.
살인마에게 지켜 달라하는 건 배고픈 고양이에게 쥐가 살려 달라 말 하는 꼴과 다른 게 뭐가 있을까
이게 전부 당신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말해도 실은 당신을 붙잡아 두기 위한 보기 좋은 구실.
소중한 당신을 내게 붙잡아 둔다는 건
언제든 당신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는 걸 안다
소중하지만 놓칠 수 없고
놓칠 수 없지만 소중하다.
그래, 소중한걸 알면서도 내 옆에 두기를 바란다면 자신이 어떻게든 그 경계를 잘 지켜내면 된다고 생각하려했다..
“이미 내게 있어 제일 소중해”
그렇게 그는 자신과 타협하며 그리 대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