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사는 이유를 만들면 되잖아요?
소고의 표정은 뭘 그리 심각해하냐며 별거 아니라는 말하는 듯싶었다.
그렇게나 간단한 것이라면 얘기조차 꺼내지 않았을 테지..
어딘가 무심해 보이는 말에 서운함과 울분이 섞여서 입을 꽉 물면 소고가 말을 덧 붙였다.
->정 찾기 어렵다면 제가 만들어 줄게요. 이런건 어때요?
누님이 그런 얼굴을 할 때마다 누님을 행복하게 하지 못 한 죄로 내 쪽이 벌을 받는 겁니다.
(...뭐?)
내 당황스러움엔 아무 답 없이 스릉 하고 칼을 뽑았다.
보기만 해도 베여버릴 것 같이 차갑게 서린 칼에 내 눈동자가 비춰졌고..
순간 정신이 퍼뜩 들어 칼을 잡은 소고의 손을 덥석 잡으면 그 위에 손을 포갠 소고가 아무렇지 않게 미소 지었다.
->뭔지 알겠어요?
누님은 이런 나를 사는 이유로 만들면 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