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그녀는 서있다. 금방이라도 젖어버릴 것 같은 눈을 하고서
가슴께에 애잔한 두 손을 꽉 쥐고선 바라보는 그녀의 흐릿한 눈은 금방이라도 볼을 타고 내려나올 것 같은
물방울에는 역시 이길 자신이 없다.
“걱정하지마세요. 금방 돌아오겠습니다.”
그 눈이
“다치지 마...”
“네”
나에게 향한 눈이 아님을 알면서도
오늘도 그녀가 고개를 끄덕이며 “기다릴게” 라는 말과 함께 그제야 진선조는 움직이기 시작한다.
지겹도록 울리는 칼 소리와 어제 인사하던 부하가 죽으며 많은 적의 수에 공황 상태에 빠져
돼지 울음소리와도 같은 비명을 지르는 그들 속에서
잠재되어 있던 희열감에 피 냄새에 취할 듯싶으면 항상 그녀의 목소리가 떠오른다.
마치 나에게 조심하라고 멀리서 메아리 치 듯이
다치지 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