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싫어요.
어딘가 삐딱해진 말투였지만 내 손을 잡아 빼지 못하도록 깍지를 껴갔다.
->혼자 있고 싶은 거라면 잠깐은 시간을 줄 수 있어요.
할 일이 있어 방해라면 일을 마칠 때까지 기다릴 수 있어요.
신체 적으로 닿기 싫은 거라면 거리를 둘 수 있어요.
하지만 저것들이 아니라면 제가 어떻게 누님을 내버려 둬요.
(...)
->혹시 혼자 우는 건 아닐지 아니면 힘든 걸 꽁꽁 숨긴 건 아닌지
무슨 좋지 않은 일이라도 있는 건지 저한테 화난 거라도 있는 건지
제가 무슨 신이라도 아닌 이상은 이런 누님을 제대로 알 수 없는데 어떻게 내버려 둡니까.
깍지를 낀 손을 강하게 한 번 쥐고는 천천히 힘을 풀어 손가락 끝만 간신히 잡은 소고가
차분히 깔린 목소리로 조곤조곤 말을 이었다.
->구체적으로 사정을 설명해주지 않으면 여기서 당장 안아버릴 거예요.
제게 숨길 의도라면 누님에게 조금 미움을 받을지도 모르지만 누님을 혼자 두게 하진 않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