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정신을 차려보면 온통 검고, 붉은 액체가 튀기던 알 수 없는 곳이었다.
나를 쫓던 그것은 지구의 모습을 하고 있지 않고, 괴물과 흡사 비슷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일단 몸이 아픈 곳은 없나?』
뒹굴어져 있던 시체에 발이 걸리면 차오르는 공포에 비명하나 질러보지 못하고
구역질이 차오르는 시체들 사이에 얼굴을 품으며 눈을 콱 감았을 그때
“그래 그대로 숙이고 있어.”
(...)
『아픈 곳이 없다면 어서 일어나게, 여긴 여자가 오래 머물 곳이 아니야』
검붉은 곳과는 대조되는 새하얀 사람이 있었다.
그리고 그런 그에게 베여 죽은 줄만 알았던 괴물이 다시 칼을 들고 치켜세우자
“뭐하는 건가 긴토키”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른 칼날이 괴물을 제대로 베어 냈다.
『근처까지 데려다주지.』
“아 즈라. 여자가 있어.”
“즈라가 아니라 카츠라다,
여자? 왜 여기에..”
가쁜 숨에 헉헉거리는 내게 다가와 손을 뻗어 일으켜 주던 그는..
『그리고 사실 나는 카츠라가 아니라 즈라다.』
(....)
...........회상 좀 하자 이 양반아..
그와 나의 인연은 꽤나 먼 과거로 흘러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