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첫 만남을 기억해요?
처음에 당신을 만났을 때 영 달갑지 않았는데...지금 생각해보면 그때의 나는 너무 바보 같았어요.
이럴 줄 알았으면 좀 더 상냥하게 대해 줄 걸...
내가 때로는 짓궂게 굴어도 잘 표현 하지 못해도 변덕을 부려도 그런 나를 좋아해 주셔서 감사해요.”
“응 나는 소고의 모든 면을 좋아해”
“나도 그래요. 이렇게 우는 모습도 짜증내는 모습도 나이에 맞지 않게 어린 모습도
누가 보기엔 흉하다 할지 몰라도 나는 그것마저도 그런 당신이 좋았어요.”
“응..응 나도...나도 너무 고마워”
내가 우는 건지 웃는 건지 알 수 없는 표정으로 바닥에 무릎을 꿇고 소고의 어깨에 얼굴을 묻자
그런 그는 내 머리를 살살 쓸었다.
“앞으로 별로 들을 일 없을 테니까 잘 들어 둬요.”
“뭐를?”
의아함에 고개를 들어 얼굴을 마주보면 그는 삼킬 수 없는 듯 말을 뱉었다.
“사랑해. 사랑해요. 당신과 친구가 되었을 때부터 나는 당신을 좋아 했어요.
당신이 사라지고, 다시 내 눈에 나타났을 때 그때의 나는 자각하지 못했지만 기뻤어.
사랑해요.”
소고는 천천히 사랑한단 말만 거듭 했다. 하지만 점점 소리가 약해지고,
내 머리를 쓰담 던 손에 힘이 없기 시작하자 나는 급해 졌다.
그런 그 의 옷 덜미를 꽉 쥐고 입을 살짝 맞춘 후에 이마를 맞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