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도 보기 귀찮고, 밥도 하기 귀찮고, 빨래도 널기 귀찮고 만사가 귀찮아져서
멍하니 앉아만 있으면 소고가 뒤에서 허리를 팔로 감싸 안았다.
소고의 머리카락이 살짝살짝 살에 닿아 간지러웠지만 그것조차 귀찮다..
->누님 장 보러 나가자.
(귀찮아..)
->밥은 먹어야죠.
(귀찮아..)
->빨래는
(귀찮아..)
->그럼 저는
(...)
대체 뭔 의미일까 싶어 고개를 돌리면 소고가 꿍꿍이가 잔뜩 담긴 눈을 살짝 휘며 씩 웃었다.
(귀찮아..)
->...
딱 봐도 무슨 생각을 하는지 읽혀져서 무심히 귀찮다 대답했더니
그게 꽤나 큰 상처였는지 그 후로 어떤 말이던 ‘귀찮아요’ 라고 대답하는 바람에 애를 먹어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