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드 신청해 주신 성윤강 님! 감사합니다!





"하아... 아무리 그래도 홍염님께 접근하지 말라니 너무하잖아..."


얼마 전 꽤 높은 집안의 영애가 황제국의 시녀가 되었다. 그렇기에 대우도 하는 일도 나와는 천지 차이.

경력으로 치자면 여기에서 누구에게도 지지 않지만 역시 계급이 있으니 그 영애는 나보다 조금 더 높은 시녀가 되었다.

그래, 여기까지는 다 좋아.

문제가 있다면... 그 사람한테 '네가 뭔데 홍염님 곁에서 껌딱지같이 붙어먹는 거야?!!'라는 소리를 들은 것도 모자라 물세례를 받았다.

너무 열 받아서 '제가 홍염 님의 시녀니까 홍염님 곁에 있는 게 당연하잖습니까.'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었지만 그래, 나 잘 참아냈어...!


"당분간 그 사람이 조용해질 때까지만 피해 다녀야지..."


***





"○○, 오늘 시간 있나."

"ㅇ, 예? 아... 제가 개인적으로 할 일이 있어서요... 혹시 중요한 일이신가요??"

"아니다 괜찮다. 그만 가 봐라."

"그럼 실례하겠습니다."


나는 괜히 바쁜 척을 하며 급히 홍염 님의 방을 빠져나왔다.

이 짓을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


***





"그러고 보니 ○○, 최근에 염형이랑 같이 있는 걸 본 적이 없네? 무슨 일 있어?"

"아니요. 뭐... 여러 가지 일이 있어서요..."

"흐응~ 그래?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염형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지는 마. 알겠지?"

"네..."


정말 이 짓을 언제까지 해야 되지?...


***


"○○"

"네? 무슨 일이신가요 홍염님? 아, 찾았다."


서재에서 책을 찾던 중 일을 하시고 계시던 홍염님께서는 낮은 목소리로 내 이름을 부르셨고 나는 대답과 동시에 찾고 있던 책을 집어 들어 사다리를 조심히 타고 내려왔다.


"무슨 하실 말씀이라도 있으신 건가요. 홍...염님?"


사다리에서 내려와 몸을 돌렸을 때 언제 오셨는지 홍염님께서는 내 바로 뒤에 계셨다.

나는 놀라 몸을 뒤로 물렸고 덕분에 책장에 살짝 아프게 부딪혔다. 다행히 책은 떨어지지 않았다.






"최근 네가 나를 피하는 것 같구나."

"에, 예? 그럴리 가요... 제가 홍염 님을 피하다니요. 당치도 않은..."


나는 내 손에 들려있는 책으로 얼굴을 가리며 말씀드렸고 홍염 님은 '거짓말하지 마라.'라는 눈빛으로 나를 내려다보셨다.

저 눈빛을 이길 자신은 없는데...


"...죄송합니다. 약간 사정이 있어서 그랬습니다. 이유는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결국, 홍염님의 날카로운 눈빛에 못 이겨 말씀드렸고 홍염 님께서는 '솔직히 말하였으니 이번 일은 용서해 주겠다' 라고 말씀하셨다.

아아... 이제 또 불려가겠네...

이젠 자포자기 상태다. 홍염님께 혼날 바에는 그분한테 혼나는 게 훨씬 낫지...


"허나..."

"네?"

"지금 기분이 별로 좋지 않구나."

"ㅇ, 예?"


이제 끝났다...라고 안심하던 중 홍염 님의 말씀에 놀라 홍염 님의 쳐다보았고 홍염 님께서는 '자, 어쩔 테냐' 라는 눈을 하고 계셨다.


"...제가 무엇을 해야 홍염님의 기분이 풀리실까요?..."

"흐음... 일단, 뒤로 돌아라."



홍염님이 나에게 무엇을 하실지 모르겠지만 일단 명령대로 몸을 틀었다.

아, 잠깐... 혹시 때리시려는 건 아니겠지?...


"저 홍염님... 무엇을 하시려는..."

"조용히."



순간 홍염 님의 냄새와 체온이 확 느껴졌고 홍염 님의 낮은 목소리가 내 귀 바로 옆에서 들렸다.


"잠깐만요 홍염님! 이게 무슨...!!"

"조용히 하라고 했을 터. 시끄럽게 하면 밖에 있는 녀석들이 들어올 텐데.

호오~ 보이기를 원하는 건가?"

"아닛. 그럴 리가요...!!"


나는 몸부림 치던 것을 멈추었고 홍염 님께서는 피식 웃으시곤 한 손으로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시며 나를 더욱 꽉 끌어안으셨다.

아... 홍염 님은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러시는 걸까...

약 십 분가량 홍염 님은 나를 안고 계셨고 다행히 아무도 서재에 들어오지 않았다.

휴...


1.피해다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