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드 신청해 주신 익명 님! 감사합니다!





"...저기 말이야 ○○."

"응? 무슨 일이야 청수?"


홍옥 님과 같이 시간을 보낸 후 방에 잠시 들리려고 막 방문을 열던 중, 뒷짐은 진 청수는 왜인지 약간 망설이며 나에게 무언가를 내밀었다.


"이거... 네 것 아니야?"


청수가 나에게 내민 것은 물에 푹 젖어 물방울이 뚝뚝 떨어지고 있는 내 옷이었다.

그것도 피스티가 나에게 선물로 주었던 소중한 옷.

청수는 말없이 젖은 옷만 쳐다보고 있는 나를 보곤 '네 거야?...' 라고 몇 번이고 물어보았다.


"...이거 어디에서 발견했어?"

"정자 근처의 연못에서... 아직 연못에도 있긴 한데... 정말 네 것 맞아?"

"그, 글쎄... 잘 모르겠다. 확인하러 가 봐야겠네..."


나는 청수에게 젖은 옷을 받아들곤 연못이 있는 방향으로 약간 빠른 걸음으로 걸어갔다.

다른 사람. 특히 그분들의 눈에 보이면 일만 커질 것이 분명하다. 내 힘으로 마무리해야지...

다행히 연못 근처에는 아무도 없었고 청수의 말대로 연못에는 내 것으로 보이는 옷들과 물건들이 보였다.


"...이번에는 누구지..."


다른 사람들 눈에 띄면 곤란하니 얼른 물건들을 건져내었다.


"야 껌딱지! 거기서 멍하니 뭐하냐?"


내가 건져낸 물건들을 멍하니 보고 있을 때 조금 떨어진 곳에서 신관님과 홍명님이 이쪽을 향해 걸어오고 계셨다.

신관님은 나를 보시곤 '심심했는데 잘 됐다!' 라는 표정을 지으시며 나를 부르셨다.


"아, 신관니..."


(촤아아악-)


물건을 숨기려 뒷짐을 지고 신관님께 다가가려고 하자 엄청난 양의 물들이 나에게 퍼부어졌다.

너무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뒤에서 천천히 걸어오시던 홍명님도, 나와 몇 걸음 떨어지지 않은 곳에 계셨던 신관님도, 나도 놀라 아무런 말이 없었다.

위에서부터 떨어진 것이라 수압 때문에 어깨가 저릿거렸고 쌀쌀한 날씨 때문에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씨 괜찮아요?!"


"야, 야 껌딱지!!"


홍명님께서 가장 먼저 침묵을 깨시고 나에게 급히 뛰어오셨고

신관님께서는 평소와는 다르게 나를 걱정해 주시며 내 몸을 이리저리 살피셨다.


"○○씨, 일단 방으로 돌아가죠! 입술색이 보랏빛이에요!!"


"대체 어떤 미친놈이야?!!"


홍명님은 내게 겉옷을 벗어 덮어주셨고 신관님은 으르렁거리시며 범인 찾으러 가려고 하셨다.


"저, 저... 신관님 괜찮아요... 그냥 청소하던 하녀가 물통을 떨어트린 건가 봐요...네?"

"야 그게 말이라고..."


신관님은 내 말을 믿지 않으시는 눈치셨고 뒷짐을 진 상태로 신관님을 저지하려고 하자...

철퍽 하는 소리와 함께 손에 들려있던 것들이 전부 땅으로 떨어졌고 그걸 본 신관님과 홍명님은 전부 눈치를 채셨는지 아무런 말씀이 없으셨다.


"저... 방으로 돌아가고 싶어요..."

"네 그러죠... 부축해 드리겠습니다."

"..."


홍명님 덕분에 사람이 없는 길로 내 방에 돌아갈 수 있었다.

방으로 돌아간 후 홍명님과 신관님께 홍염님께는 말씀드리지 말아 달라고 부탁드렸고 일단 사건은 종료되었다.



***



"○○씨, 몸은 괜찮으신가요?"

"네... 약간 감기 기운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괜찮은 편이에요."


내 방으로 직접 찾아오셔서 안부를 물어보신 홍명님께서는 내 대답에 '그렇다니 다행이네요' 라고 말씀하시며 침대 모서리에 걸터앉으셨다.


"범인을 찾았습니다. 하녀가 아닌 몇 달 전에 들어온 시녀가 저지른 일이더군요."

"..."

"앞으로 이런 일이 일어나면 누구에게 도움이라도 청하세요. 제가 아니라도 괜찮습니다.

충운이든 주변의 권속들이든... 혼자 앓고 있다고 해도 그게 사라지는 게 아니지 않습니까."


홍명님은 대답이 없는 나를 안아주셨다.


"폐가 된다고 혼자 생각하지 말아 주세요."


1.괴롭힘 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