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드 신청해 주신 성윤강 님! 감사합니다!
"..."
할 일이 없다.
홍염 님께서는 바쁘시다 못해 예민하셔서 출입금지 명령까지 하셨고 현재, 나는 정처 없이 궁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신드리아나 뢰엠에 가볼까 생각도 해 보았지만, 홍염 님이 예민하신 지금. 괜히 외출 허락을 받으러 갔다가 한 대 맞을지도 모르니 그냥 궁을 돌아다닐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그냥 조용히 방에서 책이나 읽을까..."
점점 궁을 돌아다니는 것도 지루해졌을 즈음 책을 읽는 편이 더 났을 것 같다고 생각하였고 방으로 돌아가기 위해 계단을 한 칸 한 칸 조심히 내려갔다.
괜히 두 칸씩 내려갔다가 넘어지면 안 되니까 응응.
"○○, 여기 있었나."
계단 얼마 남지 않았을 때 뒤에서 들리는 홍염 님의 목소리에 고개를 젖혔다.
"아, 홍염 님. 일은 끝나신 건가
으악!!!!"
드디어 할 일이 생기는 건가...! 라는 생각도 잠시. 순간 발을 헛디뎠고 덕분에 좌절하는듯한 자세로 엎어졌다.
그것도 홍염 님 앞에서!!

"( - ). 괜찮은 건가?"
평소 포커페이스를 유지하시는 홍염 님이셨지만 이번에는 꽤 놀라신듯하셨고 내가 엎어져 있는 곳까지 내려오셨다,
나는 너무 부끄럽고 창피하여 얼굴을 양손으로 가렸고 홍염 님께서는 그런 나의 어깨를 붙잡으시며 괜찮냐고 재차 물어보셨다.
"괘, 괜찮습니다... 그보다 창피해서...아야야..."
"하... 내가 계단에서는 조심하라고 누누이 말 했을 터."
"죄송합니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난 상태에서도 양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었고 홍염 님께서는 갑작스러운 돌발 행동을 하셨다.

"일단 방으로 돌아가도록 하지. 의녀는 내가 따로 불러주겠다."
"잠깐 홍염님! 내려주세요!!"
갑자기 나를 안아 드신 홍염 님께서는 품 안에서 버둥거리는 내가 성가시신 듯 인상을 쓰셨다.
"내려주지는 않을 것이다.
허나, 계속 이렇게 버둥거린다면 궁 내부를 한 바퀴를 산책시켜주마. 물론, 이 상태로."
"그런..."
"자, 무엇을 선택할 텐가?"
"...죄송합니다... 가만히 있을게요..."
홍염 님의 말씀에 나는 움직임을 멈추었고
"그래, 착하구나."
홍염 님은 인적이 드문 길로 나를 방까지 데려다주셨다.
아... 진짜 부끄러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