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아...... 피곤하구만." -긴토키
꽤나 이른 시각. 오전 6시를 조금 넘긴 시간인데
어째선지 긴토키가 현관 문을 열고서 해결사로 들어왔다.
그녀와 카구라는 아직 자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긴토키는 주위를 스윽 둘러보다가 하품을 늘어지게 하며
소파에 털썩 주저 앉았다.
"긴쨩........" -카구라
그러던 그 때 벽장 문을 열고서 내려오는 카구라.
카구라는 눈을 비비며 머리를 긁적였다.
"나 참, 명색이 여자애인데 그게 뭐냐 그게." -긴토키
"긴쨩도 아저씨인 주제에 명령하지 마라, 해." -카구라
"마음만은 소년이라고, 요녀석아.
너같은 꼬맹이보단 어른인 긴상이 몇 배는 낫다고?" -긴토키
"그 말 그대로 누님한테 전해준다, 해." -카구라
"아서, 임마. 감기로 쓰러졌는데 화병으로 쓰러지게 할 일 있냐." -긴토키
카구라는 알겠다며 긴토키의 머리를 한 대 치고는
후다닥 욕실로 들어가버렸다.
긴토키는 그녀가 깰까 차마 큰 소리를 낼 수가 없었다.
"으윽...... 골이 다 울리네....." -긴토키
사실 며칠 전 그녀가 감기에 걸렸다.
그닥 심한 것은 아니었지만 물을 뒤집어써서 감기에
걸렸었고, 그래서 그런지 낫는 속도도 꽤나 더뎠다.
그래도 열도 내렸고 거의 나은 것 같긴 하지만.
"콜록....!" -긴토키
근데 아무래도 그녀에게서 긴토키가 옮은 모양이다.
긴토키는 잔기침을 하다가 혹시라도 그녀가 깰까
애써 참으며 여느 때 처럼 점프 한 권을 집어들었다.
"역시 옮아버린건가.....콜록....!" -긴토키
그는 결국 주방으로 가서 물을 마신 뒤 소파에 앉았다.
잠시 뒤 옷을 다 갈아입고서 어째선지 나갈 준비를 하는
카구라가 그에게 말했다.
"뭐냐, 해. 긴쨩 감기걸린거냐, 해?" -카구라
"아아, 그래. (-)한테는 말하지마. 또 걱정할테니까." -긴토키
"바보는 감기에 안 걸린다는 말을 완전히 엎어버렸다, 해.
긴쨩 멋지다, 해~" -카구라
"전-혀 멋진게 아니거든?! 랄까 방금 날 바보라고 한거냐!!
그런거냐! 너도 만만치 않다고 요녀석.....!
콜록콜록......" -긴토키
긴토키는 기침 때문에 더 하고 싶은 말은 꾹 참았다.
카구라는 쳇하고 혀를 차며 우산을 들고서 나갈 채비를 마저 했다.
아직 시간은 7시 30분. 평소같으면 발로 차도 안 일어날
녀석이 왜 저리 부지런해졌데? 긴토키는 의심의 눈초리로 물었다.
"오이, 카구라. 어디가냐?" -긴토키
"당연한 거 아니냐, 해!" -카구라
카구라는 그러더니 달력을 가리키며 말했다.
3월 14일. 즉, 오늘 날짜에 표시가 있는데 표시가 되어있다못해
아주그냥 붉게 변해버렸다.
"누님의 사탕을 사러 카구라는 나갈거다, 해!" -카구라
"애초에 남자가 여자한테 주는거 아니냐?
것보다 달력에 피를 칠한 것 같잖냐!
간단하게 동그라미 정도로 끝낼 수는 없는거냐고!
안 찢어진 달력이 대단한거네. 응." -긴토키
"닥쳐라, 해. 천연파마. 백수주제에 누님을 실망시킬 거냐, 해?" -카구라
"그럼 넌 얼마나 큰 돈이 있길래 그러는데?" -긴토키
카구라는 자랑스럽게 꼬깃꼬깃 구겨진 지폐와 동전 몇개를 보여주었다.
긴토키는 대충 그것들을 세었다.
"어디보자.....하나... 둘 ...셋....." -긴토키
그리고는 표정이 싸악 변하더니 풋하고 카구라를 비웃는다.
긴토키가 비웃자 카구라는 마구 화를 냈다.
"푸하하핫! 300?! 고작 300엔이었던거냐? 큭큭...." -긴토키
"으읏..... 그러는 긴쨩은!!
천연파마 백수 마다오인 주제에
누님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을 것 같냐, 해?!" -카구라
"오이오이, 이래뵈도 어제 새벽에 의뢰하고 6시에 들어왔걸랑?" -긴토키
긴토키는 그러더니 유카타의 안쪽을 뒤적거렸다.
그리고는 자랑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 돈으로 네 녀석 것보단 훨씬 좋은 걸 사왔단 말이......" -긴토키
그러던 도중 갑자기 굳어버리는 그.
카구라가 무언가를 예상한 듯 한숨쉬었고, 긴토키는
당황하기 시작했다.
"......어래?" -긴토키
그리고는 현실을 깨닫고서 몸을 이리저리 뒤지기 시작했다.
"얼래? 얼라리요? 어디갔지?" -긴토키
결국 걸치던 유카타까지 벗고 탈탈 털어보아도
나오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 말은 즉,
"우아아아악! 없다! 없다고?! 어디다 흘린거냐 이 천연파마가!" -긴토키
잃어버린 거겠지 뭘 어쩌겠어.
"결국 인정하는거냐, 해." -카구라
"진정하고 타임머신을 찾아보자
진정하고 타임머신을 찾아보자
진정하고 타임머신을 찾아보자
진정하고 타임머신을 찾........." -긴토키
그렇게 긴토키가 일명 멘탈붕괴 상태에 빠져 중얼거리던 그 때,
안쪽의 방문이 조금씩 열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렇게 시끄러운데 깨지 않으면 이상한 거겠지.
아무래도 그녀가 깬 모양이었다. 긴토키는 정신에 더 이상
회복할 수 없는
치명타를 맞은 듯 몸부림 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