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appy Valentine in 하루사메 로부터 이어집니다!]
검의 날과 검집이 마찰하는 소리가 어찌 이리도 섬뜩한지.
신스케는 카무이를 향해 칼끝을 겨눈 채 죽일 듯 째려보았다.
"역시 괜히 살려뒀군..... 그 더러운 손, 떼." -신스케
이러다간 또 일 나게 생겼다.
카무이는 멍한 표정으로 신스케를 바라보더니 이내 눈을 감았다.
어? 어어어? 야! 난리란 난리는 다 쳐놓고 자는거냐!!
"으음........" -카무이
"으앗......!"
카무이는 그대로 툭 하고 내 위로 쓰러져선 잠들어버렸다.
아무리 흔들어도 일어나지를 않는다. 그나저나 왜 하필
누워도 여기에 누워서는......!!
"네 녀석이 감히....... 죽고 싶어 작정을 한 모양이군." -신스케
눈 돌아갔어!! 신스케, 눈 돌아갔다고!!
이를 으득하고 가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린다.
카무이는 하필이면 내 가슴에 머리를 벤 채 잠들어버렸다.
아오 이걸 콱 그냥..... 아니지. 것보다 지금 신스케가.....!!
"소원이라면 들어주지. 죽어라." -신스케
"시....신스케 잠까아안!!!"
나는 옆에 떨어져있던 내 검을 주워서 뽑아 가까스로
그가 카무이에게 내리치는 검을 막았다.
아직 검집에서 뽑지도 못했다고!! 이런 날에 피를 보고 싶은가.
"비켜. (-)." -신스케
"이.... 이 녀석 취해서 그래. 그러니까 말로, 말로 하자고 제발 좀!!"
틀렸어. 이젠 꿈도 희망도 뭣도 없다.
신스케 완전히 동공 오픈이라고? 아무리 카무이 행동이
그렇다지만 왜 니가 발끈하고 그러는건데?!
나는 신스케의 검을 한 번 튕겨낸 뒤에 일어나서
카무이를 뒤에 두고서 검을 바로잡았다.
"두 번 말하게 만들지마라. 비켜." -신스케
"진정 좀 해, 신스케! 이러다 진짜 누구 하나 죽어!"
"상관없어. 뭣보다 어떻게 진정을 하라는거지?
너는 내 마음이 그리도 우습게 보였던거냐?" -신스케
저게 또 지 걱정 하는 줄 모르고 무모하게 굴지.
신스케는 진심인 건지 다시 카무이를 노렸고,
나는 그 때마다 그를 막으며 카무이를 지켰다.
그렇게 몇 차례 더 검을 섞던 그 때, 아부토 씨가
부숴진 문의 파편을 밟고 들어왔다.
"대체 이게 무슨 난리야?! 아가씨, 괜찮은거야?!" -아부토
지금이라도 와서 다행이다. 나는 신스케를 막으며
아부토 씨를 향해 소리쳤다.
"이 자식을 두들겨패서 깨우던가 얼른 데려가던가,
아무튼 어떻게 좀 해봐요!!"
내가 막는 동안 아부토 씨는 그대로 카무이를 부축하고선
후다닥 이곳에서 자리를 떴다. 쫓아가서 죽이려는
신스케를 막자, 그는 그제서야 혀를 차며 검을 다시 넣었다.
이제야 좀 숨통이 트이는 것 같아 한숨을 내쉬었다.
"맞다.......!"
초콜릿 담아둔 가방! 가방은 무사하려나?!
그렇게 두리번거리며 찾다가 드디어 발견한 가방.
다행히도 무사하다. 이것마저 잃었으면 진짜 오늘은 지옥이었을거야.
"저..... 신스케........"
"............." -신스케
내가 불러도 아무말없이 그저 나를 빤히 보는 그다.
나는 가방을 품에 안은 채 천천히 그에게 걸어갔다.
기모노는 불편해..... 걷기도 힘들어.
"화났....어........?"
내가 묻자 그는 이내 갑자기 나를 그대로 안아들었다.
나는 가방을 꽉 잡은 채 놀라선 굳어버렸다.
"그래. 화 났지. 그것도 아주 많이." -신스케
그리고는 당황한 나를 내려다보고선 재미있다는 듯
피식 웃더니 이내 걸어서 귀병대의 배로 향했다.
"그러니, 벌 받을 각오 정도는 해두라고? 큭큭....." -신스케
그의 웃음소리가 오늘따라 더 얄밉다.
하늘에 뜬 달이,
희끗거리는 구름 사이로 환하게 빛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