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조금 쌀쌀한 해결사 사무실의 소파에 앉아
손에 감은 붕대를 풀고서 전부 아문 상처를 보고서 흡족한 듯 웃었다.
저번에 실수로 요리하다 다쳤는데 꽤나 깊게 베여서
내 회복력으로도 하루가 걸렸다.
긴토키는 방에 드러누워 자고 있고, 신파치는 오늘 휴가이며,
카구라는 아직도 벽장에서 자고 있는 듯했다.
하긴, 무리도 아닌가. 아직 7시이니.

'그러고보니..... 저번에 오타에 씨가........'

나는 고개를 돌려 벽에 걸려있던 달력을 보았다.
2월 13일. 오타에 씨 에게서 들은 말에
의하면 발렌타인데이라는 날이란다.
초콜릿을 여자가 남자한테 주는거라나?
그래도 나름 즐기는 것도 좋다고 했기에,
오늘 카구라를 데리고서 만들어보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근데 어떻게 만드냐가 문제네.'

인터넷에 검색해보고 싶지만 이곳에 현재 컴퓨터가 없는 관계로,
컴퓨터가 있는 곳에 먼저 가야했다.
그렇다고 오타에 씨에게 물었다간 새까맣게 탄 암흑물질(?)이 나올 것이다.
어차피 다들 자고 있으니 나가는 김에 후딱
재료도 사오자고 생각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 그렇지.'

잠깐 나갔다 오겠다는 작은쪽지를 만들어 책상위에 올려놓은 뒤
밖이 추우니 외투를 입었다.
어제 긴토키가 사준 후드점퍼. 안감이 기모라서 그런지 따뜻했다.
하얀색에다가 허벅지의 절반을 덮을 만큼 긴 점퍼였다.
이제보니 원래 옷도 짧게 수선한 검은 유카타에 흰 바지를
입었더니 점퍼를 입으니 완전 흰둥이다.

"다녀올게-"

들리지 않을 만큼 작게 모기소리로 말하고선,
나는 점퍼 때문에
검을 허리춤에 찰 수가 없으니 검집에 끈을
매어 가방 매듯 한 쪽 어깨에 매고서 집을 나섰다.

Happy Valentine, 그 전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