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먹기 전에 식사부터 해라." -신스케
"죽이야?"
그래. 하고 짧게 대답하는 그.
테이블 위에 있던 쟁반을 들고서 이쪽으로 오는 그를 보다가
재미있는 생각이 났다.
그는 내 예상대로 쟁반을 내게 주려는 듯 했고 나는 그를 불러세웠다.
"잠깐."
"뭐냐." -신스케
"먹여줘~"
내 말에 잠시 굳어있더니 한숨을 내쉰다.
좋았어. 당황한다. 필시 당황하고 있는 것이다.
"팔 들기도 힘들어~ 이틀 연속으로 비 맞았다구~"
"하아..... 입 벌려." -신스케
신스케는 숟가락으로 죽을 떠서 입으로 불어 식혔다.
그리고는 내가 입을 벌리자 먹여주었다.
그렇게 계속해서 받아먹은 뒤 식사를 마친 후.
약은 입으로 먹여주겠다는 그의 말에 나는 아픈 팔을 들어
후딱 약을 먹어버렸다.
확실히 몸이 조금씩 편해지는 것이 느껴진다.
"그나저나, " -신스케
쟁반을 치운 그가, 조금은 위험하게 미소짓는다.
"연인이라는 말에 책임은 지겠지?" -신스케
"에?"
그렇지. 기억 잃었을 때 바보같이....!
그건 좀 잊어주면 안되는거니?
내가 얼굴을 붉히며 숙이자 피식하고 웃는 소리가 들렸고,
"그렇지않으면," -신스케
그 다음에는 무언가가 크게 맞부딫히는 소리가 들려왔다.
놀라서 고개를 들자 보이는 것은,
"이 녀석을 떼어놓는게 번거로워지잖나." -신스케
신스케의 검을 내리찍고 있는 우산.
그리고, 아무렇지 않게 웃고있는 카무이.
"뭐라는거야, 기억도 잃고서 (-)의 상태도 모르던 녀석이.
죽여버린다?" -카무이
"호오. 할 수 있다면." -신스케
이젠 진절머리가 난다.
아직 8월 10일이란 말이다.
계속되는 둘의 싸움과 덧붙여지는 설전.
아아, 안돼. 한계점 돌파다.
"
둘 다 나가-!!!"
빼액 소리치니 힘이 다 빠지는 느낌이다.
헉헉거리며 노려보자 둘 다 우선 검과 우산을 거두긴 했다만....
"쳇." -신스케
"누구 때문인데 혀를 차?" -카무이
"네 녀석 때문이다, 이 빌어먹을 또깽이.
당장 달로 돌아가서 얌전히 방아나 찧어." -신스케
"좀, 그만그만!!"
설전은 끝나지를 않는다.
둘은 안정을 취하라며 등을 돌려밖으로 향했다.
안돼. 신스케는 나가게 하려던게 아니었는데......!
".......신스케, 너만 잠깐 와봐."
"나는 나는?" -카무이
"밖에서 잠깐 기다려."
카무이가 말대꾸를 하려해서 나는 싸늘하게 다시 노려보았다.
삐진 아이마냥, 결국은 나가주는 그였지만.
신스케는 이쪽으로 와선 내 이마를 쓸어넘겼다.
열 안 난다니깐.....
"아직도 불편한 곳이 있는거냐." -신스케
"그런건 아니지만......"
나는 그의 만류를 뿌리치고 침대에서 일어나
그와 마주 서고서 장난스레 씨익 웃어보였다.
"선물이 빠지면, 안되지 않겠어?"
생일 축하해, 타카스기 신스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