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의 Merry Christmas in 귀병대워드와 이어집니다]

"지친다........."

터덜터덜 걸어 카부키쵸 거리까지는 왔다.
조금만 더 가면 해결사. 조금만 더 버티자.

'크리스마스도, 끝나가는구나.'

이게 몇 번 째 겨울이더라.
생각해보면, 겨울은 춥기 그지없는 그런 계절이었다.
그분을 잃은 것도, 그리고 전쟁이 패배로 끝난 것도.
두 번째 전쟁이 끝난 것도. 전부. 겨울이었다.
그렇게 내 기억 속의 겨울은, 하얀빛이 아닌 핏빛이었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뭐, 상관없나.'

지금까지는 그랬다면, 이제부턴 따뜻한 기억을 심으면 되니까.
꼬인 일도 있긴 했지만, 결과적으로 지금 나는.
이렇게 웃고 있잖아?

'그거면, 된거야.'

그렇게 생각하니 피식하고 웃음이 나왔다.
하늘을 올려다보니, 은빛. 아니, 푸른빛에 가까운 달이 떠있다.
왠지 모르게 긴토키의 머리색과 비슷해서, 또 다시 웃었다.
술에 쩔어선 아직도 자고 있으려나.
들키지 않게 들어가야겠지. 늦은 시각 어딜 싸돌아다니냐며
잔소리를 해댈 테니까.
아니, 애초에 내가 누구한테 당할 사람도 아니고.
이래뵈도 용병부족인데. 아, 비 내릴 땐 빼고.

"달이 참. 밝네."

"그러게 말이다." -긴토키

누군가의 나지막한 목소리와 동시에, 하얀 눈이 하늘에서 내려오기 시작했다.

End of Merry Christma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