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뜬 달이, 보름달로 가득 찼다.
어쩐지 모르게 은빛이라고 하기엔 푸른빛에 가까운 달.
그런 달빛마저도 삼키는 요란한 대지의 불빛.
요시와라의 거리는 불빛과 사람들도 가득하다.
그 장면이 너무나도 어지러워서 현기증이 날 것만 같았다.
그런 그 애매모호한 사이에서, 달과도 같은 은발을 지닌
사내가 경계선 사이를 걷는다.
"벌써 10시인가........" -긴토키
오늘 그녀가 히지카타에게 받아온 의뢰비로 고기를 먹은 해결사.
히노와에게 남은 고기랑 음식을 조금 나누어주고 돌아가는 길.
요즘따라 그녀가, 조금 이상했다.
긴토키는 타들어가는 속 때문에
술이나 한 잔 할까 생각했지만
그녀가 오기 전에 집에 가서 기다리고 있는게
나을 것 같아 집으로 향했다.
"아- 답답하네." -긴토키
긴토키는 싫었다.
그녀에게 있어 아무것도 되어 줄 수 없는게.
널 이해한다고 말했지만 정작 긴토키 자신은
그녀에 대해 아는게 많지않다.
긴토키는 허탈한 마음에 밤하늘을 보며 한숨지었다.
'......하여간 답답이 같으니.' -긴토키
긴토키는 궁시렁거리며 계속해서 가던 길을 걸었다.
그렇게 얼마나 걸었을까.
주변을 둘러보니 가게가 잔뜩있다.
생각없이 걷다보니 여기까지 온 듯 했다.
술집이 잔뜩 있으니 긴토키는 참으려 해도 꽤나 힘든 듯 했다.
오늘은, 정말 답답하고 힘들어서
한 잔하고 싶은 심정이었으니까.
'어디......의뢰비도 있겠다.
한 잔 걸치고 갈까나.' -긴토키
그는 들어갈 만한 가게가 있나 두리번거렸다.
그렇게 두리번거리던 도중,
한 가게를 발견하고, 그는 그대로 빠르게 향했다.
근데 그런 그의 표정은, 기쁘다기 보다는 놀란 표정이었다.
방금 창살 너머로 보인 수많은 접대녀들 사이로
엄청나게 튀는 여자가 하나 있었다.
형형색색의 기모노가 아닌
검정색 기모노를 입은 여자가.
아이러니 하게도, 그녀와 닮았다.
"설마....아니겠지......" -긴토키
그렇게 중얼거리면서도 그는 어느새 가게로 들어가고있었다.
확인은 하고 싶은 모양이었다.
"어이, 주인장 계쇼-" -긴토키
"아, 긴토키 씨 군요.
저희 가게엔 무슨 일로......?" -직원
긴토키는 그러더니 오늘 여기서 한 잔 할테니
여자를 지명할 수 있게 해달라고 했고,
직원은 선뜻 명단을 내밀었다.
그리고 긴토키는 빠르게 그것을 읽어내려갔다.
하지만 그녀의 이름은 없었다.
긴토키는 예리해진 적안을 직원에게로 돌렸다.
"어이. 혹시 여기에 검은색 기모노를
입은 여자가 있지 않나?" -긴토키
"아, 네. 있긴 합니다만......
저....근데........" -직원
직원이 우물쭈물거리자
긴토키는 의아한 듯 물었고, 이내 직원이 대답했다.
"죄송하지만 그 아가씨는 기가 좀 세서, 허튼 짓 하시다간
그대로 손이 나갈겁니다.
저번에 한 번 진상손님이 오셔서 행패를 부리다가
그 아가씨한테 오른팔이 나갔거든요." -직원
긴토키는 바로 감이 왔다. 딱 잡았다- 하고.
긴토키는 바로 그녀를 지명한 뒤 돈을 지불하고
방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