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은 한 바퀴 뒤집히고, 새벽녘은 아직 다가오지 않는다.
아직 모든 것이 어둠에 잠긴 그 하늘 아래 울려퍼지는 것은
비명소리와 함성소리. 그 사이에 섞여드는 것은, 비릿한 혈향.

"빌어먹을.... 끝이 없잖냐, 끝이...." -긴토키

손가락으로 볼에 튄 붉은 피를 훑어내었다.
이것은 내 피의 색이 아냐. 지금까지 얼마나 베었더라?
아아, 그렇지. 노을이 질 무렵부터 동이 트지 않은 새벽까지니....
그래봤자 전쟁 때에 비하면 이 정도는 별 것 아니다.
문제가 있다면 대원들의 체력과 사기랄까.

"으아아아......" -신파치

"안경 군! 무리하지 않아도 된다니까....!"

"이 상황에서 까지 그러고 싶으세요?!" -신파치

하여간. 긴토키는 애들을 신경쓰면서 하느라 피로가 배일것이다.
그건 나도 마찬가지이지만 회복력이 빠른 나와는 달라.
자잘한 생채기가 나있었고 꽤 피곤해보였다.
몇 일간 수사를 했으니.....

"어이, 소고!!"

소고는? 나는 녀석들의 공격을 막고 베는 걸 반복하며
소고를 찾았다. 비명소리가 더 잦은 쪽이겠지.
그렇게 눈을 굴리다가 검으로 셋을 막고있는 소고가 보였다.
내가 가려하자 소고는 이내 씨익 웃으며 말했다.

"이쪽은 신경쓰지 말고," -소고

그러더니 단칼에 그 셋을 베어버리고서 옆에 두었던
바주카를 나에게 던지는 그다.
나는 간단하게 그것을 받아들었고, 이내 카구라가 이쪽으로 왔다.

"부장답게 빌어먹을 우두머리 녀석이나 족치러가시죠, (-) 부장." -소고

"엄호하겠다, 해!" -카구라

카구라는 엄호하겠다더니 다짜고짜 내 팔을 잡았다.
얼래? 어이어이 이게 아니잖아. 응?
그런 눈길로 내가 쳐다보자 씨익 웃더니 두 손으로 팔을 잡는 카구라.

"누님, 가서 한 방 먹여주고 와라, 해!" -카구라

"에? 저기, 잠깐잠깐......!!"

그리고는 이내 내 팔을 잡은 채 우두머리가 있는 쪽을 향해 힘껏 던졌다.

"카구라-!!"

나는 카구라에 소리치자가 허공에 있다는 걸 자각한 뒤,
손에 들려있는 바주카로 아래의 녀석들을 쏜 뒤
바주카는 던져버리고 제대로 중심을 잡아 근처 지붕에 착지했다.
발에 조금 박혔나. 조금 따끔하지만 이 정도야.
것보다 나중에 카구라한테 주의는 줘야겠어.

"(-)! 괜찮은거냐!" -긴토키

내가 지붕 위에서 내려다보며 우두머리를 찾고있자
긴토키가 어느새 이쪽까지 달려와선 지붕 위로 올라왔다.

"이 바보가! 가뜩이나 힘든 데 너 마저 이쪽으로 오면 어떡해?!"

"네가 날아가는데 어떻게 가만히 있냐!!
이건 I believe I can fly- 같은게 아니라고?!" -긴토키

"내가 하고싶어서 그랬냐! 닥치고 다시 안 가?!"

"난 내가 오고싶어서 왔다, 됐냐 요녀석아-" -긴토키

"그건 또 뭔소리야! 그리고 잊었나본데, 지금은 내가 부장이란 말이...."

본래의 목적을 잊은 채 둘이서 설전을 벌이고 있자
아래에서 소고가 바주카를 쏘아 우리 둘 사이를 갈라놓았다.
우리는 아슬하게 피하고서 소고에게 화살을 돌렸다.

"야, 임마! 위험하잖냐!" -긴토키

"넌 또 왜 임마!"

소고는 불량한 태도로 담 위로 올라와 검집으로 긴토키의
바지자락을 걸어 아래로 내려오게 만들었다.
그리고는 내가 풉하고 작게 웃자 이내 소고가 말했다.

"누님, 이러실 때가 아니라는 건 알고계시지 않습니까." -소고

나는 그 말에 다시 정신을 차리고 검을 바로잡았다.

"그래. 한 시라도 빨리 그 자식을 찾아야........"

"그런 말싸움도, 말싸움을 가장한 사랑공세도 제가 합니다." -소고

"그래, 말싸움....... 랄까 그거였냐!"

난 내려가 소고의 머리에 꿀밤을 한 대 먹인 뒤 다시 지붕 위로 올라갔다.
아마 오른쪽 쯤에 있을 것이다.
왼쪽은 아까 긴토키와 내가 쓸어버렸으니.
나는 검을 꽉 쥐고 발끝에 힘을 실어 지붕 위를 건너 달리기 시작했다.

"소고! 잔챙이들은 좀 맡기마! 덤으로 그 천연파마도!"

"잔챙이보단 천연파마 형씨가 거슬리지만 그렇게 하도록
하겠습니다 (-) 부장-" -소고

"이것들이 아주 쌍으로.... 긴상 가지고 노니까 재밌냐, 앙?!
어이, 무시냐? 젠장.... (-)! 야!" -긴토키

지붕 위로 달리면서 보니, 어느 정도 수도 줄었다.
이 정도라면 속도 조절과 힘 조절을 하지 않더라도
우리쪽 대원이 내 검에 휘말리지는 않겠지.
전부 죽이면 시말서 쓸지도 모르지만.... 그건 원래 부장이 하겠지. 응.
나는 곧장 다시 모두가 있는 쪽으로 향했다.

"왜 다시 왔습니까, 요녀석아-
보다시피 여기는 천연파마랑 도S꼬맹이랑
괴력차이나에 안경 뿐입니다만-" -긴토키

우리 넷은 망설임없이 긴토키의 머리를 내리쳤다.
긴토키는 혀를 찼고, 나는 소고에게 말했다.

"어이, 소고. 시말서 잘 쓰냐?"

"아뇨. 별로." -소고

"흐음.... 그건 나중에 생각할까.
그럼 지금부터 내가 길을 뚫을 테니, 뒤에서 따라와.
말려들면 다칠지도 모르니까 다들 조금씩 물러나라고 해."

"이왕이면 긴상은 뒤보단 옆이 좋다만." -긴토키

"못 따라올테니까 하는 소리지."

긴토키는 내 말 한마디에서 모든 것을 알아챈듯 했다.
긴토키가 말리기도 전에 나는 달려들 태세를 취했고,
나는 안심시키려 미소지었다.

아직 새벽녘이 오지 않아서, 어쩌면 다행이려나.

5월 5일이 그저 어린이날이라고만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요녀석아(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