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하던 에도가, 갑자기 소란스러워지기 시작했다.
빠르게 모든 것이 변하기 시작했다.

"어이! 그 쪽은 출입금지구역이다!" -히지카타

거리 한복판에서 검은 옷을 입은 자들이 시민들의 출입을 통제시키고
폴리스 라인을 쳐두기 시작했다.
그 안에 있는 것은 무장경찰 신센구미와,
죽은 듯 쓰러져있는 남성 하나.
아니, 피부도 백지장같고 입술도 퍼렇게
말라비틀어졌으며 아무 미동도 않는 것이
이미 시체인 듯 했다.
시민들 단속이 끝나자 부장인 그는
오늘도 신경질을 내며 담배하나를 물었다.

"나 참, 가뜩이나 바빠 죽겠는데......" -히지카타

히지카타가 짜증을 부리며 사망 추정 시각이나 죽은 자의 신원등을
훑어보는 동안 소고는 시체 근처로 가서는
하라는 목격담 조사는 안하고
이리저리 기웃거리며 관찰하고 있었다.
그걸 뒤늦게 눈치챈 히지카타가 윽박을 질렀다.

"야 임마! 현장훼손 하지마!"

"에- 사인 조사도 훼손입니까? 멍청한 히지카타 같으니......" -소고

"너 방금 뭐랬어, 안 닥치냐?!" -히지카타

소고는 짧게 혀를 쳇하고 차며 어슬렁어슬렁 거리다가
히지카타가 다시금 화를 내자 그가 명령했던 대로 목격자의 증언을
받으러 시민들이 있는 쪽으로 향했다.
히지카타는 담배를 잘근잘근 씹어댔다. 보통 빡친게 아닌 듯 보였다.
옆에 있던 야마자키는 그런 그에게 아무런 소리도 하지 못했다.

'이 녀석은 분명........' -히지카타

히지카타는 죽은 자의 신원정보 안에 있는 그 자의 사진을 보고는
딱 눈길이 멈추었다.
알고있는 녀석이다. 전에 본적이 있다. 그런 확신을 담은 눈빛으로 그는
계속해서 보고서를 읽어내려갔다.
이자의 전과까지 다 읽을 때 쯤, 그는 살인사건이 일어나 짜증으로 가득하던
표정이 조금 멍하니 변해갔다.
이건 귀찮은 일이 아닌, 의외의 일이라는 듯한 표정.

'그렇다고 해도, 대체 어쩌다가......?' -히지카타

예전에 비리를 저지른 막부의 관리가 있었다.
(물론 지금은 직위를 박탈당했지만)
그런 그 관리가 입막음을 위해 쓰던 살인청부업자.
그리고 그 뒤에 마약이나 폭탄 등 불법물을 밀매하던 자.
그게 지금 시체가 되어있는 저 자였다.
이 녀석을 잡으려고 일주일이나 잠복했을 때의
고생이 기억나는 그였다.
결국에는 찾아냈지만 꽤나 실력이 뛰어나
끝내 잡지 못하고 도주했었지. 응.

"얼래? 이 녀석 그 때 그 녀석이죠?
싸우다 비겨서 댁이 도주시킨 자식이네요.
그러니까 얼른 죽어버려 무능한 히지카타." -소고

어느새 소고가 그의 옆으로 와선 보고서에 끼워져있던 사진을 보고는
그의 옆에서 비아냥거리고 있었다.
히지카타의 기억에 따르면 그 때 그 일로 삼일정도는 소고가
괴롭히고는 했었던 것 같다.
히지카타는 보고서를 야마자키에게 주며
우선 둔영의 자신의 방에 갖다두라고 말했다.
그리고는 소고에게 다시 말했다.

"넌 좀 닥치고 있어. 것보다, 조사는 끝났나?"-히지카타

소고는 작은 수첩하나를 꺼내선 최초 목격자와 기타 등등 시민들에게
들은 이야기를 쭉 읊어내려갔다.
목격자의 증언에 따르면, 범인은 누군지 모르겠으나
피해자는 쓰러져선 엎드린 채로 등 뒤에 자신의 검이 찔려있었다고 했다.
소고는 잘 읊어내려가다가 갑자기 말을 끊었다.

"그런데," -소고

그리고는 아까 시체를 관찰한 뒤 알아냈던 것들에 방금의
정보들을 대입하기 시작했다.

"여기서 조금 이상한 점이 있단 말이죠." -소고

우선 소고가 이상하다고
지목한 첫번째 점은, 사인이였다.
피해자는 등 뒤에서 검에 찔려 죽은 것이
아니라 단칼에 심장을 꿰뚫려 죽었다.
그 외에도 자잘한 생채기 등이 있었지만,
그것은 전투 중 생긴 것으로 보이며
전투 시간도 그리 길지 않았던 것으로 보였다.
압도적인 실력차로 상대에게 당했다는 것.

"이 녀석, 보기엔 이래보여도
히지카타씨 하고는 실력차가 그리 크지 않던데
그런 녀석을 이렇게 시체로 만들었다는건......." -소고

소고는 마치 추리소설의 탐정처럼 무언가를 고민하며 말끝을 흐렸다.
히지카타가 그 다음말을 기대하던 찰나,

5월 5일이 그저 어린이날이라고만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요녀석아(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