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무이 이건 그러니까......."

"카무이-!!" -카구라

내가 놀라 있는 사이 카구라는 내 팔을 뿌리치고서 뛰어들었다.
카무이는 흐느적거리며 일어나더니 이내 빠르게 팔을 뻗어
카구라의 목을 잡아버렸다.

"카구라!!"

그대로 카구라는 내 눈 앞을 지나쳐 날아가 저쪽의 벽에
부딪혔고, 쩌적하는 소리와 함께 벽의 잔해가 조금 떨어져내렸다.
카구라의 기침소리. 치명상까진 아닌 듯 하다.
하지만 지금 공격은 누구도 아닌 카무이가.......

"카무이! "

내가 부르자 고개를 추욱 늘어뜨린채로 이쪽으로 돌더니
바로 내게 돌진해온다. 머리카락이 풀려서 안보이는거야?

"적당히,"

손날을 내리치는 카무이를 검집으로 막았다.
이젠 귀까지 먹은거냐 이 자식아!

"좀,"

그리고 그대로 검집에서 검을 빼지 않은 채 휘둘러
힘껏 밀어내어 거리를 벌렸다.

" 하란 말이다, 요녀석아!"

하지만 역시나. 카무이는 넘어지기는 커녕 중심을 잡고서
다시 내쪽으로와 주먹을 뻗는다.

"자....잠깐 타임타.....!!"

그 순간, 어째선지 카무이의 주먹이 닿는 느낌이 느껴지지 않았다.
반사적으로 질끈 감았던 눈을 뜨자 내 눈 앞에 있는 건
내 어깨너머로 빗나간 주먹을 뻗는채 눈을 감은채
그 붉은 머리카락을 흩뜨리는 카무이.

".........카무이?"

이내 카무이의 고개가 힘없이 내 어깨 위로 툭하고 떨어졌고,
잔해를 해치고 나와 반격하려던 카구라도 잠시 멈추어섰다.
이내, 아예 몸 자체가 내 쪽으로 쓰러졌다.

"우앗......."

뭐야. 얘가 갑자기 왜 이러는거야?
내가 아무것도 몰라 멍하니 있자 카구라는 썩은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나도 얼마 안가 카구라가 그 표정을 짓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으음......." -카무이

"서....설마..........."

"버릇은 여전하다, 해.... 망할 자식......"

색색거리는 숨소리와 축 늘어져선 우물거리는 소리에
나는 그대로 카무이를 침대에 던지고서 빼액 소리쳤다.

"잠꼬대였냐 이 자식아-!!"

빡쳐서 그대로 옆의 벽을 주먹으로 치자 그 쪽은
철로 된 부분이었던건지 조금 찌끄러지는 소리가 들렸다.
주먹이 조금 시큰하지만, 내 두개골이 먼저 부서질 것 같다.
누구는 심란해서 죽을 것 같은데 이자식은.....!

"어떻게 잠꼬대가 그러냐고 이 미친놈아........"

"그러니까 자는 틈에 카구라가 대신해서 혼내주겠다, 해." -카구라

"하지마. 하면 혼날 줄 알아.
뭣보다 진짜 깨면 더 시끄러워져."

그나저나 이제 어떻게 한 담.
카구라는 조금 진정된 것 같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하나뿐인 가족이니까.
카구라가 그를 진심으로 미워하는 것이 아니라,
다시 돌아오길 바래서. 하지만 그러지 못해서.
힘으로라도 돌려놓고 싶어서 그런 다는 것 쯤은 안다.
잠버릇도 아직까지 기억하고 있었으니까.

"근데 누님, 우리 이제 어떡......" -카구라

"잠깐."

나는 카구라의 입을 빠르게 틀어막았다.
그리고 청력에 모든 신경을 집중했다.

"......누가 온다."

이런 큰 소리가 났는데 안 오는게 이상하지.
그렇게 숨을 죽이고서 검을 검집에서 살짝 빼내었다.
세 걸음..... 두 걸음......

"어이!! 대체 무슨 소리......" -아부토

한 걸......

"..........아가씨?!" -아부토

음....?

........망했다. 아까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